P2P 구조화상품, 부실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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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서대웅 기자
입력 2019-04-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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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완공 후 얻는 수익 담보 대출 증가세

  • 꺾이는 부동산 경기에 연체 가능성 커져

P2P(개인 간) 부동산대출이 급증하면서 기존 채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구조화상품의 연체율이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P2P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협회 회원사 44개사의 총 누적대출액은 3조630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2조2958억원)보다 58.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자산유동화담보대출(ABL)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ABL은 지난해 3월 취급량이 미미해 공시조차 하지 않았지만 10월부터 공시하기 시작해 올해 3월 말 누적 취급액이 2788억원에 이르렀다. 지난달 잔액은 1150억원으로 총 대출잔액(1조904억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0.5%에 달한다.

ABL이란 미래에 수익을 지급받을 권리(수익권)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는 구조화상품이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취급하는 P2P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PF 대출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상품인데, 대출자는 완공 후 얻는 수익으로 P2P업체에 원리금을 갚는다. 이때 완공 후 얻는 수익을 담보로 다시 한번 대출받는 게 부동산 ABL이다.

현재 ABL을 취급하는 P2P협회 회원사 17곳 중 13개사가 상당액의 PF 대출을 취급 중이다. 회원사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3월 7686억원에서 올해 3월 1조1436억원으로 1년 새 48.8% 급증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점이다. PF 대출의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ABL의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PF 대출자가 수익을 못 내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ABL의 연체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심은석 금융감독원 핀테크감독팀장은 "ABL 등 구조화상품은 기본적으로 부실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ABL 부실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ABL 비중이 자사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욘드펀드의 경우 연체율이 57.5%에 이른다. 자사 대출의 4분의1을 ABL로 내보낸 피플펀드 연체율 역시 13.2%에 달한다. ABL과 더불어 PF대출을 중점 취급한 더좋은펀드의 연체율은 무려 100%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금융사들이 취급하는 ABL은 연체 등 불량채권은 제외하고 건전성이 높은 채권을 채우는 작업을 한다”면서 “하지만 P2P 업체들이 판매하는 ABL의 경우 새로운 채권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한계가 있어 부실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2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P2P 대출의 해외 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 모색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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