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뉴리더] ‘여장부’ 임일순, 출점 제한에 ‘홈플러스 스페셜’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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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4-2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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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영입 2년만에 흑자 전환, 사장 승진…유통대기업 첫 여성 CEO

  • 스페셜 1호점 등 차별화전략 진두지휘…리츠 상장 실패, 재도전 과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홈플러스 제공]



“웬만한 남자보다 체력도 좋으시고 결단력과 추진력이 대단하세요. 진짜 여장부세요.”

2017년 10월 유통대기업 중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딴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임 사장은 상대적으로 성차별이 덜하다는 외국계기업을 시작으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은 ‘재무통’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동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과정)를 마친 그의 첫 직장은 1986년 모토로라다. 이후 컴팩코리아 등을 거쳤다.

유통업계와의 만남은 1998년이다.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를 시작으로 바이더웨이, 호주 엑스고그룹(Exego Group)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2015년 홈플러스에 영입돼 경영지원부문장(COO·부사장)을 맡으면서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2년여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 임직원이 전체의 70%가 넘는 유통업계에서 임 사장이 ‘유리천장’을 깬 점은 고무적이었지만, 취임과 동시에 우려의 시선도 혼재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MBK파트너스)인 홈플러스에서 그는 소위 ‘바지 사장’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임 사장은 여봐란듯이 취임과 동시에 ‘혁신’의 고삐를 당겼다. 홈플러스는 업계 1위 이마트와 그룹 시너지가 강한 롯데마트 등 경쟁사에 비해 차별화된 강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임 사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6월 슈퍼마켓,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의 이점을 접목한 ‘홈플러스 스페셜’ 서울 1호점(목동점)을 선보였다.

유통산업발전법 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운 한계 속에서 기존 점포를 과감하게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는 묘수를 냈다. 대구점을 시작으로 전국 매장 20여개를 지난해 모두 전환해 호평을 받았다.

임 사장은 노사문제도 과감하게 해결하는 뚝심을 보였다. 홈플러스는 영화 ‘카트’의 배경이 될 정도로 과거부터 노사갈등의 앙금이 깊은 곳이다.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 속에서 임 사장은 2월 홈플러스노조에 이어 3월 홈플러스스토어즈노조와 임단협 협약을 모두 매듭지었다.

홈플러스는 양대 노조가 운영되고 있는데, 스토어즈노조의 무기계약직 3000여명까지 더해 2019년 이뤄진 임단협으로 양대 노조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은 모두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최근 의욕적으로 진행했던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 실패’는 임 사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리츠 규모가 4조3000억원 규모에 달해 업계 이목이 집중됐지만, 수요 예측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리츠 상장이 실패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금 운영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 상황.

홈플러스는 “리츠 또한 임일순 사장이 추진한 혁신경영의 일환”이라며 “완전 철회가 아니며, 재검토 후 다시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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