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IT 행사, '월드' 빠진 IT쇼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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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4-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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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IT쇼 2019' 전년 대비 참가사 20% 감소, 삼성전자·LG전자도 불참

  • CES와 지나치게 가까운 개최 시기, 행사 매력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혀

  • B2B적 성격 강화·기업 네트워크 구축으로 위기 돌파 계획

한국의 CES(세계가전전시회)를 노리며 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한 '월드IT쇼'의 성장세가 꺾였다. 참가하는 국가와 기업이 확 줄어든 데다가, 한국 대표 IT 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도 불참한다. '월드'라는 이름이 무색한 'IT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월드IT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의 IT 전시회다. 2008년 난립하던 IT 행사를 하나로 통합해서 시작했다. 올해는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A,C,D 홀)에서 열린다.

2017년 정점을 찍은 월드IT쇼는 이후 참가하는 기업이 줄어들고 있다. 2016년 10개국 452개사, 2017년 26개국 504개사, 2018년 30개국 495개사가 참가했다. 올해 참가하는 기업수는 더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20% 줄어든 18개국 402개사가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 LG전자라는 한국 양대 IT 기업이 불참한다. SK텔레콤, KT, 퀄컴 등이 참가해 5G 기술을 선봬고 현대자동차도 미래의 차를 콘셉트로 부스를 차리지만 두 기업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꿀 수는 없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월드IT쇼의 성장세가 꺾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CES와 지나치게 개최 시기가 가깝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선 CES가 열리는 1월에 신제품을 선보인 후 불과 3개월만에 차별화되는 제품을 선보이기 어렵다. 중복되는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월드IT쇼에 부스를 꾸릴만한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5월 말 열리던 행사를 한 달 앞 당겨 개최해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두 번째 이유는 활발해진 국내 기업의 해외 행사 진출이다. 한국 행사와 해외 행사 가운데 홍보 효과가 더 큰 해외 행사의 손을 들어주는 기업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언어 장벽, 낮은 인지도, 까다로운 참가 방법 등의 문제로 국내 기업이 해외 행사 참가를 꺼렸다. 하지만 해외 IT 전시회가 한국 기업에게 문호를 활짝 열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실제로 CES의 경우 2018년 179개사, 2019년 338개사가 참가하는 등 3년 새 참가하는 한국 기업 수가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참관객의 수는 12만여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5G 원년을 맞이해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가해 5G 서비스, 사물인터넷, 증강·가상현실 등을 선보일 예정일 만큼 참관객의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도시, 블록체인 등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도 기대된다.

참가하는 기업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참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B2B적 성격을 대폭 강화한다. 국내외 기업 및 관계자가 협력을 도모하는 네트워크 파티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ICT 빅바이어 수출상담회', '2019 신제품·신기술발표회', '기술이전 상담회' 등 관련 부대행사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월드IT쇼 2018 전경.[사진=월드IT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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