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人터뷰] 이혜훈 “정보기관 폐쇄성 개선 시급…국회 견제 기능 중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봉철·신승훈 기자
입력 2019-04-21 1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헌정사상 첫 여성 정보위원장…국정원 등 10여개 소관 기관 관리·감독

  • 북핵 ‘스몰딜’에 부정적 입장…북한 제재 완화·남북 경협 시기상조 일축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정보원이 국회의 견제와 감시로 신뢰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폐쇄성을 개선하고, 탈정치화를 하루 빨리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보위의 역할에 대해 “국회가 정보기관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 정보위원장에 올랐다. 그동안 여성 정보위원도 드물 정도로 남성들만의 상임위였다.

그는 5개월째를 맞는 정보위 활동 소회를 묻는 질문에 “원칙에 맞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스스로의 개인적 성향도 그렇고, 관련 연구결과도 있는 것처럼 여성들이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영향을 덜 받는다. 확실히 (정보기관들의) 군기를 잡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정보위에서 이례적으로 모든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보위는 국정원을 비롯해 △육·해·공군 △국군사이버사령부 △합동참모본부 민군작전부 △한미연합사령부 △국방정보본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일부 △법무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보기관이라는 특성상 업무보고를 잘 받지 않는다는 데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상임위가 활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인지는 알아야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고 있는 국정원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탈정치화를 꼽았다. 이 위원장은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가 아닌데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업무보고를 통해 살펴본 결과, 불필요한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부분들은 상당 부분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보니, 간첩 색출 문제가 소홀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더군다나 남북 화해무드 속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원의 정보기능은 강화하되, 사찰 등 국내 정치적 이슈에 개입하는 것과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신 테러의 위험, 사이버 해킹 등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위원장으로서 바라보는 남북,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가감 없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철학과 시각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북한을 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며 “가능한 안전장치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서 북한과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은 핵무기나 핵물질은 이야기를 안 하고 핵시설도 일부에 해당하는 것만 언급하고 있다”면서 “핵폐기가 완료되기도 전에 제재 완화하라는 뜻인데 이것은 전 세계가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항간에 나오는 ‘스몰딜’이라는 말 자체가 단계적인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핵 문제와 관련해 ‘단계적’은 매우 실현하기 어려운 방법”이라며 “미국, 독일, 영국 등 국제사회가 모두 같은 생각인데 우리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북한과의 경제협력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은 절대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시급한 당면 과제는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몰고 가는 것인데 경협을 통해 (북한에) 현금을 유입시키면 오히려 비핵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북정보력이라는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국제 사회와의 인식 차이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우선 “영변 핵시설 복구, 미사일 이동 등 물리적인 북한 동향은 한국과 미국 간에 이견이 거의 없고 한·미 공조가 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전략적인 부분에서 인식의 차이가 갈린다”면서 “하나의 상황을 놓고 전략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예를 들어 동창리 미사일 복구와 관련해 우리 국정원은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반면, 미국이나 국제사회는 비핵화 합의와 함께 핵활동을 하고 있다는 징후로 심각하게 본다”면서 “똑같은 징후를 놓고 해석이 다르니 대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남·북·미 3개국 간의 간극이 있는데 간극이 없다고 자꾸 생각해선 진전이 없다”면서 “정부가 서로가 원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접점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 프로필

△1964년 마산출생 △마산 제일여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LA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회장 △바른정당 당대표 △17·18·20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갑) △20대 국회 정보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간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