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바꾼 직업 인식...“알바도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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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9-04-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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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세대 10명 중 6명 "취업 대신 알바 선택"

  • 전문가들, 제조업 취업 시장 위축 우려

“알바도 능력이야!”

가수 사이먼 도미닉은 국내 한 아르바이트 전문 사이트 광고에서 이같이 외친다. 구인·구직 시장에서 아르바이트의 달라진 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아르바이트에 대한 국민 인식이 바뀌고 있는 데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아르바이트도 충분한 생계유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서비스 직종에 집중돼 있는 만큼,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왔던 생산직 고용 축소를 우려한다.

◆2030 세대 10명 중 8명 “알바도 직업”

최근 잡코리아가 2030세대 성인남녀 8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르바이트도 직업으로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보면 81.1%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9%에 불과했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관심을 끌었다. 응답자 중 31.7%가 ‘아르바이트를 통해서도 충분히 생계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2030세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임금만으로도 이전보다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바이트에 대한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설문 참여자 중 67.4%는 ‘취업 대신 알바를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다 보니 굳이 일반 기업이 취업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기 위한 청년들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노동시장의 새로운 한 형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제조업’ 일자리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달라진 노동시장 형태에서 그동안 우리 경제를 뒷받침 해왔던 제조업 분야 일자리 축소를 우려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들의 자동화와 해외 진출을 유발해 취업자 수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노동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3년 1월 431만명에 달했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5월 460만명을 돌파한 후 2017년 5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3월에는 444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8년의 경우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유독 심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 중 11월 이후 3개월 동안은 매달 10만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비스업 취업자 수의 경우 2017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제조업을 주력으로 한 수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현상이 우리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까 우려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우리나라의 생산 입지로서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이제는 임금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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