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크] 한국의 5G는 삼일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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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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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5G(5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고 한국과 미국이 공방전을 벌였다. 한국은 미국보다 약 2시간 앞서 1호 5G 고객을 만들어 냈지만, 정작 고객들은 5G로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이처럼 당돌하고 성급하게 5G시대는 개막했다.

5G 개통자를 처음 배출한 나라에 세계 최초 5G 타이틀이 돌아간다면 한국이 그 타이틀을 가져가는 게 맞는다. 하지만 5G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5G는 기존의 3G, 4G처럼 개인용 통신에 초점이 맞춰진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5G는 산업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더 크다.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이라 불리는 이유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간발의 차로 한국에 첫 5G 개통자를 내준 미국은 2019~2020년 사이에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스프린트 등 이통 4사의 5G 도입이 예정돼 있다. 이들 업체는 5G 도입을 위해 3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州)마다 법과 정책이 달라 일률적으로 5G 서비스를 실현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래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5G 도입을 서두르는 한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이 아직 5G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미국 5G의 강점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구글을 비롯해 클라우드, 가상현실(VR), 자율주행 등 5G시대에 빛을 볼 수 있는 기업들이 즐비해 탄탄한 생태계가 갖춰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기업만으로도 '5G 경제권'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기서 나온다.

반면, 제대로 된 생태계 없이 한국이 거머쥔 세계 최초 5G 타이틀은 삼일천하에 그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5G시대에 주목 받을 기술 생태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5G 서비스로 선보인 것도 증강현실(AR), VR 등 시각물뿐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차원의 '5G+ 전략'을 발표하면서 5G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부 주도의 인위적 생태계로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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