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YG호(號)'에 승선한 '개미'...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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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3-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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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참 좋았는데 말이야/부디 또 만나요 꽃이 피면'

그룹 빅뱅이 2018년 3월 발표했던 디지털 싱글 '꽃길'의 가사 중 일부다.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군입대를 앞두고 빅뱅은 꽃길을 통해서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막내 승리가 연관된 버닝썬 클럽 논란이 터졌고, 빅뱅의 앞날은 보이지 않게됐다.

승리로 시작된 버닝썬의 화마는 이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 본진을 겨누고 있다. 이런 논란속에서 개인 투자자(개미)는 단기 차익을 위해 YG엔터 매수에 나섰다. 즉, 개미 투자자와 YG엔터는 한 배를 탄 셈이다. 향후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승리 성접대' 논란에도 YG엔터 수백억 매수한 개미

'승리 성접대' 논란은 YG엔터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개미 투자자는 이 기간 동안 수백억원의 주식을 매입했다.

개미 투자자는 이슈가 터졌던 지난달 26일 당일에만 50억원치를 매수했고, 6%가 하락한 28일에도 11억원을 매수했다. 승리가 경찰에 입건되면서 14% 하락했던 날에는 무려 337억원을 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반대로 대량 매도에 나섰다.

사태는 개미 투자자의 예상과 다르게 반등없이 계속된 주가 하락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승리 사태에 YG의 거짓 해명, YG세무조사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은 상상 초월이다. 웬만한 기업의 오너리스크보다 승리 사태는 커진 상황이다.

이에 이른바 물타기(주가가 하락할때 매수해서 단가를 낮추는 행위)를 한 개미 투자자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주식게시판에서는 승리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달간 주가는 25% 가까이 급락했다.
 

[사진=네이버 증권]


◆기관 매도 이어질 듯

지난해 엔터주 투자를 늘렸던 기관 투자자는 YG엔터 비중을 일제히 줄이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졌고, 악재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회책임투자(SRI) 자금도 이탈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관을 최근 3개월간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을 1000억원이상 매도에 나섰다. 개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샀던 지난 11~12일에는 약 479억원치를 매도했다. 커진 가격 부담에 악재가 겹치면서 기관은 아낌없이 물량을 내놓고 있다.

또 SRI 펀드에서 집중적으로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RI 펀드는 기업을 선정할 때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비재무적 측면에서 사회책임투자에 충실한 기업에 투자한다. YG엔터테인먼트가 버닝썬 사태에 연관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매도가 줄이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는 총 25개 SRI펀드가 있고 약 3500억원 규모다.

◆"저점 예측한 단기 매수 위험"

YG엔터 투자자의 눈은 사태 진정 시기에 모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가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개미의 관심은 막바지 하락으로 생각하고 물타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현 시점에서 손절매해야 하는 지에 있다.

증권 업계는 단기 차익을 위해 무분별한 엔터주 매수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상황이 급박한 만큼 저점을 예측하는게 위험하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버닝썬 사태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엔터 회사도 결국 소비자 산업인데,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이미 훼손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올해 1월 4일 종가기준 주당 4만 8900원에서 지난 22일 주당 3만 5150원까지 하락했다.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최대주주인 양현석 씨가 16.12%, 양민석 대표가 2.31%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8.5%), 상하이 펑잉 경영자문 파트너십사(7.54%), 국민연금(6.06%), 텐센트 모빌리티(4.11%)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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