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격테러 이슬람 분노 폭발…후폭풍 계속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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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3-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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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 멈춰야" 자성의 목소리 ↑…SNS 통한 영상 확산에 IT 업계 당혹

뉴질랜드 총격테러 희생자 추모객들이 16일(현지시간) 크라이스트처치의 마스지드 알누르 이슬람사원(모스크) 인근에 설치된 추모소에서 헌화하며 슬픔에 젖어 있다. 전날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마스지드 알누르 모스크 등 이슬람사원 2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4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사진=AP·연합뉴스 ]

무려 50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총격테러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테러 규탄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성소피아 박물관 앞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테러의 사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테러에 목숨을 잃은 무슬림을 추모하면서 동시에 성소피아를 이슬람사원으로 되돌리라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테러범은 자신의 범죄 동기를 담은 글에서 "성소피아의 미나렛(이슬람사원 첨탑)이 사라질 것이며, 콘스탄티노플(비잔틴 제국 시절 이스탄불의 지명)이 정당하게 다시 기독교의 것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테러범의 반이슬람 메시지는 즉각 수많은 무슬림들을 자극했으며, 결국 보수 이슬람 단체들이 성소피아를 사원으로 복원하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다시 열게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성소피아는 기독교 교회, 모스크, 그리고 박물관으로 변신을 거듭한 이스탄불의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다. 1935년부터는 현대 터키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케말 아타튀르크의 명으로 박물관으로 사용됐다. 첫번째 교회는 360년에 완공됐으며, 수백년간 소실과 복원이 반복됐다. 1000년간 기독교 성당으로 사용됐지만, 동로마제국 멸망 후에는 모스크로 사용되면서 이슬람 건축의 특징적인 뾰족 탑 미나렛 두 쌍이 15세기와 16세기 추가된 바 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집권 뒤 성소피아 박물관에 사원 색채를 입히는 조치가 이어졌으며, 보수 이슬람 단체는 사원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여러 번 연 바 있다. 

터키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이슬람 인구가 많은 국가들에서는 테러와 이슬람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무슬림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를 표하면서 최근 더욱 심각해진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아예사 하자리카는 17일 CNN 오피니언을 통해 "이슬람 포비아는 커지고 있고 일상이 돼왔다"면서 "지난 9·11 테러이후 무슬림들은 악마화되거나 비인간적으로 되거나 희생양이 되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파 정치인, 평론가 등 영향력 있는 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무슬림을 상대로 한 전쟁을 벌이는 일이 일상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질랜드 총격 테러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 소셜미디어업체들이 삭제를 위해 나섰지만 통제가 되고 있지 못하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는 무려 17분 동안이나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범행 장면을 생중계했다. 페이스북은 스트리밍 영상과 용의자의 계정을 삭제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해당 영상을 복제한 파일이 페이스북은 물론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탐지 시스템을 동원해 해당 영상의 확산을 저지하려고 나섰지만, 네티즌들을 통한 빠른 확산은 막지 못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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