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협상 테이블에 '남북경협' 오를까…상응조치로 거론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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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2-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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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사업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협상 카드로 급부상하면서 북미 협상테이블에 '남북 경협'이 의제로 오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대북제재 문제로 인해 미국이 남북 경협사업을 상응 조치로써 제시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전날 한미 정상 간 통화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5분간의 통화를 통해 "북미 협상 카드로 남북경협을 활용하라"고 제안을 했다. 남북경협을 통해 북미협상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게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진행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담판에서 남북 경협사업을 주요한 상응 조치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에 전화로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 뒤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 왜냐하면 할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경제적 번영을 약속하는 동시에,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도널드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남북 경협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는 유의미한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의 경우 남북 간 창의적 협의를 통해 최대한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 또 현재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포괄적 제재 면제를 통하는 방식 등도 가능해 미국으로서는 내부 여론의 비판을 일정 부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수준과 정도에 따라 남북경협 여부도 판가름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북 경협은)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 따르는 인센티브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상황)"이라면서 "미국은 북미 협상 결과에 따라 보상의 정도와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은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상응조치 중 하나일 뿐,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비핵화 조치에 나서느냐에 따라 미국 또한 등급별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될 '하노이 선언'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로 남북 경협사업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질적인 사업이 시작되려면 제재가 풀려야 하는 데다가, 북미 정상 간에 남북 경협에 대한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됐더라도 이를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넣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북미는 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막판 의제 조율에 나선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그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1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노이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평양 회담'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가동되는 '비건-김혁철' 채널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두고 최종 담판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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