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병일 올리브헬스케어 대표 “절체절명의 순간 결정된 규제샌드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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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2-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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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ICT 규제 샌드박스 첫 수혜 기업...앱으로 임상시험 모든 정보 확인 가능

  • - 서울, 임상시험 1위 도시...리더십 더 공고해질 것

이병일 올리브헬스케어 대표 [사진=올리브헬스케어]


2007년 1월,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세계에 공개된 이후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의 삶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알람 시계와 달력, 신문, PC, 카메라 등을 대체했다.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가 되기도 하고, 동영상을 보여주는 작은 TV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쇼핑, 송금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사실상 모든 일을 하는 시대. 그러나 유독 의료 분야 전반에선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여전히 병원에 직접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고, 처방받은 약은 약국에 가서 타야 한다. IT 청정지역(?)인 셈이다.

이병일 올리브헬스케어 대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병원·제약회사 등과 참여자를 연결해주는 앱 ‘올리브씨’를 2017년 선보였지만 1년 넘게 제대로 서비스할 수 없었다. 인터넷을 통한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이 부적절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 탓이다. 민원을 넣고, 호소도 해봤으나 희망은 보이지 않았고 사업을 접을까도 생각하던 절망적인 순간에 우연히 신문 기사에서 보고 메모한 ‘ICT(정보통신기술) 규제 샌드박스’ 단어가 떠올랐다.

ICT 규제 샌드박스는 정부가 각종 신기술과 서비스를 일정 기간 규제 적용 없이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 대표의 올리브씨는 극적으로 ICT 규제 샌드박스의 수혜를 받은 1호 서비스가 됐다.

-올리브헬스케어와 올리브씨 개발 배경은

올리브헬스케어는 한국 최초의 스마트 임상시험 전문기업으로, 2015년 설립했다. 처음에는 국내 병원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컨설팅을 했다. 우리나라의 대학병원은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고, 의료 기술도 고도화돼 있다. 대학병원은 임상시험 실시기관이기도 하다. 업무상 자연스럽게 임상시험 참여자와 사용자를 돕는 플랫폼도 개발하게 됐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임상시험 등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과거 SK 주식회사에서 근무 당시 OK캐시백과 T맵, 네이트온 등의 신규 IT 사업 기획과 운영을 담당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올리브는 '올바르고 이롭게'라는 뜻을 담고 있다.

-ICT 규제 샌드박스의 첫 수혜자가 됐다. 소감은

주무부처가 전향적으로 나서준 것에 감사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사실 부처가 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규제 개선이 지지부진했는데, 규제 샌드박스로 제도를 바꿨다. 규제 개선 후 식약처가 직접 의료 기관에 ‘임상시험 참여자의 온라인 모집’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해주기도 했다. 2017년 9월 올리브씨를 처음 출시한 후 서비스가 제한돼 힘들고 속상한 일이 많았는데, 규제 샌드박스 통과 후 병원과 제약업계로부터 축하도 많이 받았다. 감격스럽다.

-기업가 입장에서 규제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규제도 존재에 대한 기준이 있고, 올바르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바뀔 수도 있어야 한다. 규제 개선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규정이 달라지기도 하니 사실 허무하기도 하다.

-이번 규제 개선으로 한국 의료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 의료 기술이 뛰어나고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다. 특히 서울은 임상시험 건수 기준, 세계 1위 도시로, 한국은 임상시험 부문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앱이 임상시험 실시기관과 참여자를 연결하면 임상시험 매칭률이 올라가고 모집 기간 등이 단축되는 등 효율성이 커진다. 의료기관은 임상시험과 관련한 시간적, 비용적 소모도 줄일 수 있고, 참여자 또한 알권리가 향상되는 등 모두가 ‘윈윈(Win-Win)’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등에 사업 설명 의뢰가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임상시험계의 우버다. 우버가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을 불러왔듯이, 우리의 서비스는 한국의 임상시험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할 것이다. 나아가 중증 질환이나 희귀 질환 등에도 제대로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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