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좀비' 27개 언어 더빙-자막 제공하니 세계에서 통하네…콘텐츠산업 수출액 8.8%↑

넷플릭스[사진=윤경진 기자]

'킹덤',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장르가 다른 이 세 드라마에 큰 공통점이 있다. 한류 콘텐츠라는 것과 전 세계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본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현지 언어 자막 작업은 물론 더빙 작업까지 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도록 했다. 플랫폼의 도움으로 한국 콘텐츠가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16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콘텐츠산업 수출액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대비 8.8%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는 75억 달러다.

전년 대비 수출액 증감률이 높은 콘텐츠 장르는 만화가 1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음악(11.9%)과 방송(11.3%)이 큰 증감률을 보이며 콘텐츠 산업을 이끌었다. 특히 만화는 단행본 시장과 웹툰 시장으로 양분화되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판로가 아직도 얼어붙은 상황에도 한국 콘텐츠의 매출과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 또한 주목할 요인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가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스트리밍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월 한국에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옥자 등을 시작으로 한국의 특출한 스토리텔링을 전 세계 넷플릭스 사용자에게 선보였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비밀의 숲'이 넷플릭스를 타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사용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2017년에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인터네셔널 드라마에 '비밀의 숲'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예측 가능함을 배제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비밀의 숲은 아시아 작품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한류 콘텐츠가 플랫폼의 도움만 있다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018년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터 션샤인'도 여러 나라에서 사랑을 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방송되며 한류 확산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
 

킹덤[사진=넷플릭스]

190여개국에 1억39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국적과 언어에 상관없이 훌륭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 전 세계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선보인다는 철학이 있다. 이 점이 한류 콘텐츠와 맞물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월 25일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공개된 한국 첫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도 대표적 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킹덤은 굶주림을 소재로 한 독특한 좀비 드라마다.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세계관이 김성훈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맞물려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들고나와 전 세계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특히 킹덤은 현지화에 맞춘 27개 언어로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언어는 더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소 생소한 문화권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서 이질감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미 킹덤은 시즌2 제작이 확정됐고 2020년 공개할 계획이다.

증강현실(AR) 게임을 드라마에 접목한 현빈과 박신혜 주연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소개됐다. 넷플릭스를 이용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언어의 장벽 없이 공감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발표한 2018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페인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엘리테'는 공개 첫 4주 동안 약 2,000만 가정이 시청하며 화제를 모았고, '베이비'(이탈리아)와 '수호자'(터키) 역시 공개 첫 4주 동안 약 1,000만 가정이 시청했다. 콘텐츠의 힘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킹덤도 글로벌 콘텐츠 평가 웹사이트인 imdb에서 평점 8.4점이라는 우수한 평점을 받아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