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중국증시에 '상하이판 나스닥'을 만든다던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기자
입력 2019-02-13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르면 내달 개설될 벤처,스타트업 전용증시 '커촹반'

  • 창업판과 다른 점은? 상장, 투자요건은?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지난해 무역전쟁 충격으로 중국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죽을 쒔습니다. 지난해 상하이종합지수, 선전성분지수 낙폭이 각각 24%, 33%에 달해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죠. 그럼 올해는 좀 상황이 나아질까요? 올해 중국증시엔 여러 호재가 예고돼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이르면 내달 상하이거래소에서 미국의 나스닥같은 벤처, 스타트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이 출범하는 것이죠. 커촹반에 대해 알아봅니다. 

Q. 중국은 왜 커촹반을 만드는 건가요? 

A. 사실 중국 선전거래소엔 이미 중소기업 전용증시 중소판(中小板)이나 벤처기업 전용증시 창업판(創業板)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이 상하이거래소에 커촹반을 만드려는 것은 그만큼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려는데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에서 뒤쳐지면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선 미래 경제 성장동력인 혁신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커촹반을 통해 미래 혁신 기업들이 자금 조달 채널을 한층 더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죠.

Q. 기존의 창업판도 벤처기업 전용증시 아닌가요? 커촹반이 창업판하고 다른 점은 뭔가요?

A. 커촹반의 가장 큰 특징은 주식등록제(注冊制)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입니다. 주식등록제란 현행 인가제와 달리 상장 예비기업들이 필요한 서류만 제대로 제출해 검증받으면 등록절차를 거쳐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의 상하이·선전 메인보드나 창업판에 기업들이 상장하려면 증권당국의 까다로운 심사승인을 거쳐야 했는데요. 이로 인해 수백 개 기업들이 증시 상장을 위해 몇 년씩 기다려야 했죠. 하지만 등록제를 시행하면 기업들은 길어야 6개월 이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커촹반에서 주식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이후 이를 향후 창업판같은 다른 주식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또 기존의 증시에서는 실질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던 기업 최대주주나 경영진에 보유 지분율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토록하는 차등의결권이나, 계약통제모델(VIE·Variable Interest Entities)도 허용할 예정입니다.  VIE는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이용하는 기업 지배구조 방식인데요. 알리바바 같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대부분 VIE 구조로 운영됩니다. 2014년 알리바바가 중국이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한 것도 중국이 VIE구조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이밖에 커촹반은 상장 후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제한을 두지 않지만, 그 이후부터는 일일 상·하한폭을 ±20%로 제한했습니다. 기존의 상하이·선전증시에서 상장 첫날에만 상·하한폭 제한을 ±44%로 두고, 그 이후부터는 ±10%로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입니다.

Q. 주로 어떤 기업들이 커촹반에 상장할 수 있나요? 

A. 커촹반의 유치하려는 대상은 주로 정보통신(IT), 첨단제조장비, 신소재, 신에너지, 환경보호, 바이오제약 등 하이테크 산업이나 전략적 신흥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입니다.

특히 커촹반은 하이테크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이면 적자를 내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기준을 대폭 낮췄습니다. 순익이나 매출이 많지 않더라도 연구개발(R&A) 투자를 많이 하거나, 우수한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도 상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기존의 중국 증시가 최소 1년 이상 순익을 낸 기업만 상장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됩니다.

사실 그 동안엔 중국 본토 메인보드나 창업판의 까다로운 상장 요건을 맞추기가 힘들어 아무리 경쟁력 있는 하이테크 기업들도 미국이나 홍콩증시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대표적이죠.  스타트업들은 초창기 대규모 적자를 낼 수 밖에 없거든요. 앞으로 제2, 제3의 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중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Q. 일반 사람들도 커촹반 상장기업에 투자할 수 있나요?

A.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커촹반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증권계좌에 최소 50만 위안(약 8300만원)의 투자자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2년 이상 증시 투자 경험이 있는 전문투자자들만 투자가 가능합니다. 기업 상장 요건은 대폭 완화하는 대신 투자자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것이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