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여성의 경제활동, 필수불가분한 사회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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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1-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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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옥 나무와 숲 대표, "여성의 창업아이템은 거창하지 않지만 살아움직이는 생물로서 사회 기여"

이성옥 나무와 숲 대표[사진=본인 제공]


2019년은 황금돼지띠 해라고 한다. 새해를 축복하는 문자로 황금돼지를 보내는 의미가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 오길 기원하고 소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올해를 또 어떻게 견디며, 이겨내고, 버텨내야 할지 걱정과 염려가 앞선다. 최저시급, 주휴수당, 연차, 오르는 물가, 냉각된 경기 등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2015년 8월 14일쯤 열린 전시행사가 생각난다. 한 방송사가 광복 7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15편을 전시하는 행사를 열었다.

해방과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은 대한민국의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우리의 삶을 일군 창조정신, 불굴의 진취와 역동성을 마주하는 과거 70년과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그 프로그램을 보며 선조들의 정신과 불굴의 노력에 감동 받고,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긍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열심히 기업 활동을 하여 30년이 흐른 후에, 나도 이 나라의 미래를 창조하는 데 일조해 내 자식들에게 멋있는 선배로 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러나, 그때의 호기로움은 온데간데없고 여성으로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호된 세월을 살아내고 있는 지금, 서바이벌 산업생태계에서 우리 회사는 과연 얼마 동안이나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생존에 대한 원초적 불안에 매일매일 두려움과 맞서고 있다.

그동안 인문학과 IT를 융합한 ICT 제품 서비스인 아동정서행동 관찰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아동의 그림을 활용해 집에서 자녀와 부모가 함께 정서현황을 자가테스트하고 정신건강을 사전점검하는 서비스다. 향후 수집된 데이터를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하여 아동보호와 양육에 도움이 되고,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과 전문가, AI기술 적용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환경에서 과연 이 기술 구현이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 요원하기만 하다.

AI와 빅데이터, AR, VR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적용하고 싶어 하는 기업은 무수히 많지만, 현실적으로 작은 기업에서는 시도하기도 어렵다. 전문가도, 자금도, 전문 인력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거의 모든 여성벤처기업이 이를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기술개발에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 인건비에 대한 부담과 기술유출에 대한 염려까지 중소기업을 위축되게 만드는 현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껏 개발한 융복합 제품에 대한 인·검증은 기업을 두 번 죽인다. 비교·평가·판단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창의·독창·융합이란 단어는 이제 모든 기술개발의 필수요건이 되었고, 정부의 기술개발(R&D) 과제에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융합된 제품이 오히려 팔 수가 없는 독이 되기도 한다.

앞으로의 대다수 제품 서비스는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재창조된 산물이 많아질 것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 새로운 형태로 이미 많은 것이 손 안에서 가능해지는 세상이 왔다.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고 융·복합이 아닌 것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융복합 제품의 평가나 인·검증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제 기업의 기술개발은 생존 그 자체가 되었다. 사회변화에 따라 기술은 생물로 변화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엄청난 신기술이라 해도 살아 움직여 사용되지 않으면 기술이 아니다.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고, 그 쓰임으로 인간이 이로우며, 이로 인해 유형·무형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파급이 가능한 기술이야말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의 사회변화 속에서 여성의 창업 아이템은 거창하지 않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의 경제활동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여성의 기술창업과 기업 활동은 많은 여성인력을 흡수하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인구의 변화로 저출산과 고령사회가 가속화될수록 여성의 경제활동은 필수불가분한 사회적 요소다.

여성이 창업해 창업 20년 이내에 매출액 1000억 기업으로 성장하고 30년 이상 지속성장하는 건강한 여성기업이 많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대한민국의 미래 30년을 위한 실제적이고 깊이 있는 지원정책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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