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와주쿠 해산하는 이나모리 회장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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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아주닷컴 편집장
입력 201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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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 2019년 말 모든 활동 종료

  • 36년간 젊은 경영인 1만4000명 ‘아메바 경영’ 배워

‘경영의 신(神)'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稲盛和夫) 명예회장(86)이 1983년에 설립한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盛和塾)’가 내년 말에 해산된다. 이나모리 회장이 36년 동안 젊은 경영인에게 직접 경영철학을 전수해온 세이와주쿠는 대를 이어 지속시키지 않고 1대에서 모든 활동을 종료한다.

세이와주쿠는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고령인 이나모리 회장의 적극적인 활동 참여가 어렵게 되면서 2019년 말에 세이와주쿠를 해산하고 모든 활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나모리 회장은 “세이와주쿠에 직접 참가하는 것은 내년에 열릴 세계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고 수강생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이나모리 가즈오 공식 홈페이지 자료사진 ]


세이와주쿠는 교세라를 창업한 이나모리 회장의 경영철학을 배우고 싶다는 젊은 경영인들의 요청을 받아 1983년에 개설됐다. 1989년에 세이와주쿠로 명칭을 바꾸고 일본 곳곳에 아카데미가 세워졌다. 일본 56곳, 해외 44곳에 설립된 세이와주쿠는 누적 수강생이 1만3832명에 달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수강생 출신이다. 2016년에는 한국에도 세워졌다. 

이나모리 회장은 수강생들에게 조직을 소집단으로 나누고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도록 한 ‘아메바 경영’을 가르치고, 자신의 경영체험을 인간성과 사회공헌에 적용한 '필로소피(철학)'를 전수했다. 일본에서 연 5회 수강생들이 모여 경영체험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받았으며, 연 1회 세계 대회를 열었다. 세이와주쿠는 이나모리 회장의 경영철학을 배우려는 수강생들의 인생도장(人生道場)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나모리 회장은 젊은 경영인들의 인생도장 역할을 해 온 세이와주쿠를 계속 이어갈지, 끝낼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해산을 결정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내 경영철학을 누군가가 대신해 해석한다면 그 사람의 생각이 투영되기 때문에 그것은 이미 '이나모리 철학'이 아니다”며 “1대에서 끝내는 게 가장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나모리 회장이 세이와주쿠를 접겠다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마지막에 강조한 것은 ‘사회공헌’이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여기서 배운 것을 실천에 옮겨 사회를 위해 공헌해달라”며 “수강생 여러분이 ‘이타(利他)의 마음’으로 세상을 위해 공헌해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타의 마음’이란 하고자 하는 일이 세상을 위한 일이 될 것인가, 사심(私心)은 없는가를 따져보고, 타인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나모리 회장이 걸어온 인생의 원리원칙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1959년 전자부품 업체 교토세라믹(교세라)을 창업하고 1984년 통신업체 KDDI를 설립해 성공을 거뒀다. 그 성공을 뒤로하고 2010년에는 23조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파산한 일본항공(JAL) 회장 자리에 무보수로 취임했다. 일본항공의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나모리 회장은 일본항공에 교세라 부하직원 2명만 데리고 들어가 3년 만에 회생시켰다. 언론은 'JAL의 기적'이라고 대서특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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