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카풀 반대 파업 강행...카카오 “상생안 같이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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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10-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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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이익단체 4곳, 광화문광장서 5만명 운집...이용자들 반응 싸늘

  • 카카오, 상생 방안 고민 중...국토부 ‘사업자간 협의해야’ 뒷짐

18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집회 현장. 이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이익단체 4곳으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정명섭 기자]


“당신은 왜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영업하나.”

18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 앞에서 택시가 손님을 내리자 택시 운전기사를 향해 고성과 비난이 사정없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2시에 예고된 택시업계 집회에 참가하던 종사자들이 택시 운행을 하고 있는 동료 운전기사를 ‘배신자’ 취급한 것이다.

광화문광장은 집회 예정 시간인 오후 2시 이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광장까지 가지 못한 참가자는 인근 인도까지 점령했다. 동료끼리 무리 지어 있는 곳곳에서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현행법상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각자의 방식으로 토론을 벌였다.

이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이익단체 4개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개인 택시는 2만~3만명, 법인 택시는 1만~2만명으로 총 5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이들은 "자가용을 이용한 카풀 서비스는 엄연히 여객운수사업법 위반“이라며 "카풀 서비스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앞으로 카카오택시 콜을 받지 않겠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택시업계의 반응이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지난 16일 내놓은 카풀 앱(카카오 T 카풀)은 정식 서비스가 아닌, 지난 2월 승차 공유 스타트업 ‘럭시’ 인수 후 가입자 이관 작업과 앱 개편을 위한 것이라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또한 정식 서비스에 앞서 택시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나 택시업계가 일방적으로 사업 철수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현재 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서비스 수입의 일정액을 택시업계에 지원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택시업계의 손실을 보상하는 이 같은 체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손꼽힌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여론이 카풀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 출시를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택시업계에 “짧은 거리, 심야 시간 승차 거부가 더 문제다”, “운전자들의 불친절한 태도부터 개선하라” 등을 지적하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우리는 택시업계와 상생과 관련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출퇴근, 심야시간에 승차 거부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대치가 팽팽한 상황에서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재 민간 업체가 자율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는 형국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장병규 위원장은 승차공유 문제와 관련, 국토부의 이 같은 미온적 태도에 “답답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3년 우버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국토부와 서울시는 우버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유상운송행위에 해당한다며 규제 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2015년 우버는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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