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와 도전-上] 대표제품 1위 지위 '흔들'... 이건희 회장 예언 현실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진희 기자
입력 2018-10-12 06: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국 공세에 IM·디스플레이 점유율·영업이익 감소세

  • '실적 8할' 반도체 주춤...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조짐

지난 2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화성EUV라인 기공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왼쪽 여덟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제품이 10년 안에 사라진다.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자리잡아야 한다.”

2011년 1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신년하례식에 4년 만에 참석해 내던진 일성이다. 향후 10년이 삼성전자 100년의 길에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2018년. 이 회장의 예언이 현실화되며 삼성의 미래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1등 삼성’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중국 업체 등 경쟁사의 위협에 흔들리며 위기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중국 공세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1위 자리 위협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의 1위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5400만대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간 2위였던 애플은 4130만대를 기록하면서 3위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7300만대로 1위를 수성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과 점유율은 각각 10.1%, 1.7% 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실적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2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직전 분기(2조6700억원)보다 20%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2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6.2%가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IM 부문은 지난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내며 이 회사의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 행진에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2% 줄어든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2015년까지 20%를 웃도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2016년 17.1%, 지난해 14.8%로 떨어지더니 올해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15.0%)보다 1.8% 포인트 하락한 13.2%로 주저앉았다.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 부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400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같은 기간 1조7100억원보다 무려 10배 넘게 축소된 것이다.

막대한 물량과 저가 전략을 앞세운 BOE, CEC판다 등 중국 업체들이 올해 4분기부터 신규 생산라인 수율 개선을 통해 패널 생산량을 본격 확대하면서 이 같은 형국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영업익 80% 담당하는 반도체도 위험
그나마 버팀목이 돼주었던 반도체 호황도 서서히 저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품목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내년에 각각 올해보다 20%, 30%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3분기 들어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된 D램의 경우 4분기에 평균판매가격(ASP)가 하락세로 반전하며 반도체 슈퍼호황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급격한 가격 하락이 예측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4분기에 낸드플래시 가격이 15% 수준 하락하고 내년에도 하향세가 꾸준히 이어져 연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30% 수준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의 80%가량은 반도체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마저 흔들리면, 삼성전자의 실적이 한순간에 고꾸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8년 전 말처럼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현재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끌고 있었야 하나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회장의 와병과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기간 부재 등이 결국 내상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