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동연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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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9-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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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우영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듯하니 올곧다. 카메라 안팎으로 또래보다 성숙한 고민을 거듭하는 배우 곽동연(21)은 여러 영역에 관심을 두고 또 세심하게 살피려 노력한다. 일찍이 연예계 데뷔해 경계심이 많고 타인의 어려움 역시 금세 알아차릴 줄 아는 그는 어딘지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연출 최성범)과도 닮아있었다.

지난 15일 종영한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어릴 적 못생긴 외모로 놀림 받았던 미래(임수향 분)가 새 삶을 얻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고, 대학에 입학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성장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 곽동연은 명문대 화학과 조교 연우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어려운 집안의 효자이자 교수님들에게 인정받는 능력남, 후배들에게는 존경스러운 멋진 선배인 우영은 그야말로 만인의 연인이다. 자칫하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지만, 곽동연은 우영에게 자신을 녹여내 담백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끌어올렸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곽동연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5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우영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강남미인’과 우영을 떠나보내는 기분은 어떤가?
- 속이 시원하다. 하하하. 촬영할 때 날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낮에는 정말 덥고, 밤에는 정말 추웠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것 같다. 이제 환기가 필요한 타이밍 같다.

드라마 속 우영은 원작 웹툰과는 조금 다른데
- 시나리오 속 우영을 먼저 접했고, 웹툰은 촬영 막바지에 보았다. 원작 속 우영이 호오가 갈릴 만한 성격이라 드라마 속 우영이 저와 더 잘 맞는 것 같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것만큼은 꼭 가져가야겠다’고 여긴 우영의 모습이 있다면?
- 조금이라도 권위적이거나 허세가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영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다. 우영이는 빈틈없고 완벽해 보이는데 그런 가운데 허당기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 끝에 술을 못 마신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감독님이 여러 의견들을 수용해줬나 보다
- 그렇다. 그 외에도 여러 장면들이 추가됐다. 감독님과 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취미 삼아 기타를 친다’고 하니 기타 신이 포함되었고, 제가 전작에서 야구선수 역을 했던 것을 기억하셨는지 스크린 야구장 신이 생겼다. 제가 야구를 잘할 것 같아서 쓰셨다고 하더라.

지난 15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우영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영은 그야말로 완벽한 캐릭터다. 멋진 캐릭터를 연기할 때, 나름 현타(현실자각타임)도 올 것 같은데
- 드라마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네이버V앱에서 고백신을 재연하고 보니 정말 충격적이더라. 내장에도 소름이 돋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촬영장에서는 어떻게 신을 잘 만들 수 있을지만 고민했었는데 텍스트만 따로 두고 보니 너무 민망하더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는 여성·외모지상주의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외모지상주의에서 파생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와 닿았다. 이러한 피해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던 불특정다수가 이러한 문제를 실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드라마를 만나기 전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고민하기도 했나?
- 이전에도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다시 되새기는 느낌이 컸다.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 속, 상대의 외모를 평가하고 비하하기도 하지 않나. 이런 것들을 인지하고 신경 써서 줄여나가거나 예방해야 한다고 본다.

우영 캐릭터와 거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할 때는 어땠나?
- 연기할 때 가끔씩 제 본 모습이 튀어나온다. 저를 아는 팬들은 ‘저거 우영이 아니라 곽동연인데?’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접점이 있는 것 같다. 아직 내공 상 100% 저를 배제하고 캐릭터만 연기하기 어렵다. 접점을 만들되 캐릭터로 보이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캐릭터가 아닌 곽동연처럼 보이는 것은 경계하는 편이다.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저건 연우영이 아니라 곽동연인데?’라고 받아들이면 그건 저의 실수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15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우영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사진=JTBC 제공]


임수향과 호흡은 어땠나?
- KBS2 ‘감격시대’에서 이미 만나지 않았나. 당시 누나는 성인 배역, 저는 아역이었는데 때문에 (재회에 대한) 걱정이 컸다. 누나가 느끼기에 제가 어른인 척 한다고 생각하거나, 설레는 지점이 없다면 실패로 보일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누나 덕에 잘 해낸 것 같다.

상대 배우로 하여금 더 좋은 감정이 끌어올려 질 때도 있지 않나. 임수향과의 작업에서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 고백신이 그랬다. (임)수향 누나는 본연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스러움이 있다. 미래가 우영의 고백을 거절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수향 누나가 아니었다면 (연기할 때) 납득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향 누나로 하여금 우영과의 관계도 설명이 되고 감정이 솔직하게 느껴져 연기하기가 편했다. 그 장면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헛헛함을 느꼈다. 연기하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벌써 데뷔 7년 차다. 선배로서 촬영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법도 배웠을 것 같은데
- 긴장된 분위기를 안 좋아한다. 즐겁게 일하고 싶고,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어 하는 편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실없는 농담이라도 하나 더 던지고, 장난도 치곤 한다.

지난 15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우영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현장은 유독 신인배우들이 많았는데
-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했다. 그때가 16살이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다. ‘장군이 학교 다녀왔니?’ 하면 ‘네’라고 답하면 되는데 그 장면만 20번 정도 NG를 냈다. 어린 저도 그렇게 떨리고 힘들었는데 성인이 돼 데뷔한 형들은 얼마나 긴장되겠나. 이미 알 건 다 알고, 부담도 클 거로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더 다가가고 편하게 장난도 치려고 한다.

현장에서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겠다
- 개인적으로 조진웅 선배님을 굉장히 존경한다. 선배님께서 ‘흰 눈밭을 걸어가는 사람은 뒷사람이 내 발자국만 보고도 따라올 수 있게 곧게 걸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잘 걸어가고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번 짝사랑하는 캐릭터만 도맡는 것 같다. 이제 ‘서브 남자주인공’이 아닌 ‘남자주인공’이 탐나지는 않나?
- 아직 무섭다. 온전히 한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책임져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고 무섭다. 지금은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고 있는 것 같다. 경험이 더 쌓인 다음에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먼저 기회를 주셔야 할 수 있는 거니까. 하하하. 못해도 몇 년은 더 숙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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