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24시] 하루 1분 경제상식 - 샤워실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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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9-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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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분 경제상식, 이번시간은 샤워실의 바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샤워실의 바보’란 경기과열이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섣부른 시장개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경기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영향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이자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제시한 개념입니다.

밀턴 프리드먼은 왜 샤워실의 바보라고 표현했을까요.

샤워실에서 물이 차갑다고 뜨거운 물을 급하게 틀고,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오니까 다시 차가운 물을 급하게 트는 사람을 바보로 비유했습니다. 이 바보는 결국 물만 소비하고 아무것도 얻은 게 없죠.

정부가 경기에 대한 정책을 즉흥적으로 대응한다면, 샤워실에서 급하게 찬물과 뜨거운 물을 튼 바보와 같다고 말한 겁니다. 무턱대고 시장에 개입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바보는 섣부르게 개입하는 정부를, 수도꼭지는 정책을, 물의 온도는 경기의 등락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사례를 들어보면, 1980년대 당시 일본은 확장적 통화정책(저금리)으로 경기 불씨를 살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금리가 지속되자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했죠. 1985년부터 5년간 부동산 가격은 약 4배가 올랐습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뒤늦게 저금리에서 금리인상 기조로 선회했고, 이는 1990년 이후 일본 주식과 부동산 폭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나서 그 판단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데, 또 다른 의사결정을 해서 결과를 엉망으로 만든다면 바로 샤워실의 바보가 될 겁니다.

사워실의 바보를 얘기한 밀턴 프리드먼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경제나 시장은 스스로 안정을 찾아가고, 자정기능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라고 주장하는데요.

정부가 경제가 안좋다고 급하게 부양책을 꺼내거나, 반대로 과열됐다고 금리를 조절하면 오히려 경기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한 겁니다.

그렇다보니 신자유주의는 자유시장, 규제완화, 재산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정부의 급격한 시장개입을 샤워실의 바보라고 표현한 것이죠.

[사진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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