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좋고 매부좋은' 은행의 증권사 인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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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9-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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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비은행부문 강화…증권사, 고객ㆍ자금확보 이점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사들이 증권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확정지은 뒤 인수합병(M&A) 절차를 마무리중인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이투자증권은 다음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 선임과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다.

DGB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는 은행과 증권사 간 시너지 확대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가 목적이다. 은행은 넓은 영업망을 보유 중인 반면 이자이익에만 의존하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의 경우 자산관리(WM)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단독으로 진행하기에 고객 확보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다. 즉 양측의 장점을 모을 경우 긍정적인 외형확대와 내실 다지기가 이뤄질 수 있다.

이는 KB금융지주가 2016년 4월 현대증권(KB증권)을 인수하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올 상반기 KB금융지주의 순수수료 이익은 1조2250억원으로 그 중 증권이 3640억원(29.71%)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710억원) 대비 93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글로벌 IB를 최종 목적지로 삼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IB인 골드만삭스의 경우 올 상반기 순영업수익 194억달러 중 41%를 기관투자자대상 업무에서 거뒀고, 20%는 IB 부문이 차지했다. 대출과 자기자본 투자는 21%로 나타났다. 즉 투자은행 부문의 집중적인 투자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004년 LG증권을 인수해 국내 1위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으로 키운 바 있는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한 뒤 금융투자 부문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삼성증권 인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양측 모두 부인한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 된 후 생각해 볼 일"이라며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특정 증권사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출신의 증권업계 관계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증권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경영부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안다"면서 "쉽게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대상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최종 목적은 금융투자부문 강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1~2위를 다퉜던 우리투자증권을 거느린 바 있었던 우리은행이 작은 증권사들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현재 보유 중인 우리종합금융을 키우는 등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다. 결국에는 금융투자부문 확대는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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