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외신 "전문가 참관 허용 의미있어" …WP "미 요구에는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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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윤세미 기자
입력 2018-09-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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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평양회담 북미정상회담 리트머스"…"김 위원장 구두로 첫 비핵화 약속"

18일 평양순안국제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도착을 환영하는 북한 시민들이 인공기와 한반도기 꽃 등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았던 부분은 바로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여부였다.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3개월 간 교착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앞서 정상회담 전 이번 평양 회담에서 비핵화 합의 결과가 북미 대화를 미래를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 "김정은 국제사회 앞에서 구두로 비핵화 첫 약속"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평양선언문에서 "북한이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고,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구두로 비핵화를 약속한 것과 전문가 참관을 적시한 것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양회담 소식을 정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정부에 비핵화 의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었다"면서 "미국의 관리들은 모든 핵 무기와 시설 목록을 제출하고,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것과 같은 북한의 구체적인 실행을 바래왔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평양선언문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핵무기 폐기와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전에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기는 했지만, 국제사회 앞에서 구두로 비핵화 노력 입장을 밝히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생방송 중계 가운데 나온 비핵화 의지 표명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WP)는 이번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는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일부 핵시설 폐쇄를 위해 해외 전문가의 참관을 허용한다는 점은 옳은 방향으로 가는 조치라면서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시설을 신고하라는 미국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향후 김 위원장이 진정한 의미에서 약속을 실천할지도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교착상태에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 물꼬를 트기 위해 과감한 한 수를 두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언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 "美 요구에는 다소 못미쳐"···"전문가들 참관 의미"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 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이 종전선언을 위해 필요로 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더 강한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외부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미사일 시설 해체에 나선다는 발표에 주목했다. 통신은 "과거 5월 풀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는 전문가들의 참관을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때문에 불완전한 검증이라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회담은 북한과 미국사이에 정체돼 있는 대화에 앞선 리트머스 실험과 같은 것이었다"면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을 같이 묶는 제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멈춰왔었으나 국제사회의  종전 요구와 미국의 비핵화 실행 요구가 선후 관계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할 경우 북한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서울을 가게 되는 것이라면서 큰 관심을 내비쳤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문 대통령이 철저한 통제 하의 평양에 가거나 김 위원장이 중립국 싱가포르에 가는 것과는 달리 훨씬 큰 리스크를 안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정상의 평양선언문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동선언 내용 이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논의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 초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해서 양 정상 간의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이러한 것은 과거 북측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이 보여주기식 폐기라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북한 핵 개발의 핵심적인, 그리고 상징적인 영변 핵시설을 미국의 상응 조치와 함께 영구적으로 폐기할 의지가 있음을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확인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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