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이재용·구광모 방북 후 그룹혁신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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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김지윤 기자
입력 2018-09-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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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경영행보 전환점될 것"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 1위 삼성과 4위 LG 수장은 이번 북한 방문을 기점으로 그룹의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그동안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전면에 나서는 것을 자제하고 미래 성장동력 구상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전념해왔다.

그러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정부와의 협조 등 현장에서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그간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방북길에 오른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은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재계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3일간 현지에 체류하며 남북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수행원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수장의 역할과 향후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국내 재계의 ‘맏형’격인 삼성의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를 받으며 자유의 몸이 된 이후에도 문 대통령의 공식 일정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삼성과 거리 두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 바 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과 삼성전자의 현지 공장 준공식이 맞물리면서 첫 대면을 했지만, 이번처럼 청와대의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당시 회동에서 문 대통령의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당부에 삼성은 180조원 투자계획 등을 발표하며 화답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첫 회동 이후 지난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찬 회동, 지난 10일 삼성종합기술원의 '기술전략회의' 주재 등 국내 경영에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근거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방북길에서 문 대통령과 두 번째로 마주해 남북경협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요청받아, 보다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경협의 경우 그룹의 수장이 직접 나서서 전열을 새롭게 다지고 판을 다시 짜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근 ‘국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남북 경협에서도 일정 역할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번 방북이 이 부회장 경영행보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대 그룹 총수 중 ‘막내’격인 구 회장은 문 대통령의 공식일정 수행뿐만 아니라 총수로서 첫 대외무대 데뷔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구 회장은 선친인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해 지난 6월 그룹의 수장에 올랐지만 공식 일정은 자제해왔다. 그룹 내 리더십을 확보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구 회장도 이번 방북길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그룹의 혁신을 강조하고, LS그룹을 찾아 재종조부인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에게 인사를 하는 등 그룹 수장으로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어느 정도 경영 구상이 마무리되고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이번 방북길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과 LG는 내달부터 새해 인사와 경영 방향 등에 대한 전략 구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은 전과는 다른 인사와 경영 전략을 통해 그룹의 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첫줄 왼쪽)과 최태원 SK 회장(첫줄 오른쪽), 구광모 (주)LG 회장(둘째줄 오른쪽)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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