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한국의 핀테크, '글로벌 속도와 방향'에 눈을 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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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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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욱 센트비 대표이사


글로벌 핀테크 행사 참여나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업 기회가 잦은 편이다. 해외 송금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이 처한 상황을 비교하게 되고, 그때마다 우리의 현실에 안타까운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결제 및 핀테크 콘퍼런스 '머니 20/20'만 보더라도 그렇다. 해당 콘퍼런스에는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의 핀테크 스타트업 회사가 다수 참여했다. 
 
분야도 송금과 결제, 보안뿐 아니라 금융사가 금융규제를 효율적으로 준수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레그테크(Regtech), 금융당국의 업무에 기술을 결합한 섭테크(Suptech) 분야까지 아주 고도화된 영역의 서비스도 많았다.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진화에 상당한 놀라움을 느꼈다. 
 
또한 이미 성공한 핀테크 스타트업의 설립자가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이후에 연쇄 창업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기존 스타트업과 협력하거나 지원 받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들의 진화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지 보면서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사실 국내 금융기관들과 대화하다 보면 아직도 핀테크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답답할 때가 많다. 반면 글로벌 핀테크 행사에서 만난 글로벌 은행 및 금융기관 등 기존 금융산업 종사자들의 핀테크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높았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물론이고 기존 금융 산업 종사자나 정책 당국자까지 세부 사항을 자세히 알 정도로 핀테크 산업이 성숙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핀테크 산업의 특성상 어느 국가에서나 규제가 가장 큰 골칫덩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속도감 있고 유연한 규제를 펼치는 곳도 많았다. 
 
일례로 싱가포르 핀테크 정책을 총괄하는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핀테크 규제 문제의 대응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시장 이해도도 상당히 높다. 다른 행정 기관과의 정책 조율도 매우 원활했다. 이는 MAS가 법률적·행정적 커뮤니케이션을 대행하는 에이전트까지 둘 정도로 핀테크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사이에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Unicorn)'이라고 부른다. 스타트업이 많지만 크게 성공하는 회사는 드물어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 같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핀테크 유니콘이 수두룩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성공했다고 꼽히는 토스조차 유니콘이 될 수 있을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아직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이 한참 뒤처져 있다는 의미다. 
 
한국 핀테크 산업이 아직도 규제의 구렁텅이에서 헤매는 동안 글로벌 핀테크 산업은 한참 앞으로 달려 나갔다. 요즘에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금융위원회 주도로 '혁신금융특별법'이 입법예고됐다는 점이다. 이 법안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진정한 핀테크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핀테크 산업에서 '너무 빠른 혁신'은 없다. 혁신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한다면 우리는 이미 미래에 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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