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런 어게인] 맏형 LG전자, AI와 로봇으로 그룹 성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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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9-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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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FA 2018서 비전 확실히 각인... 조성진 부회장 "되돌아 갈 수 없어"

  • 구광모 회장도 적극 지원... 그룹 혁신 동력될 전망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인공지능으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1·2차 석유파동,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등.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한순간에 흔들어놨던 굵직한 사건들이다. 당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던 우리나라는 위기를 버텨내며, 오늘날 세계 10위권대(2017년 GDP 기준 12위)의 경제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서 슬기롭게 대처하고,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선제적인 투자 등으로 기회를 만들어온 덕분이다. 그러나 오늘날 또다시 우리나라 경제가 미·중 보호무역 확대, 저성장 구조 고착, 금리인상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에 삼성·현대·SK·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4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는 기조에 따라 일자리창출과 사회공헌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편집자주]

“떨리는 음성과 조금 부자연스러운 제스처가 아쉽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의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대한 일각의 평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누구보다 큰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개막 연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설의 기술적인 부분을 압도할 만한 알찬 내용과 진실성으로 조 부회장의 기조 강연이 채워진 덕분이다. 이날 그는 인류의 미래이자, LG전자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AI(인공지능)와 로봇에 대한 비전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날 최초로 공개한 자사 첫 웨어러블 로봇인 수트봇과 AI로 모두 연결되는 가전 등은 좌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조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이 아날로그로 돌아갈 수 없듯이, AI도 한번 시작하면 뒤로 갈 수 없다”며 “로봇·자동차·가전 등에서 변화가 확산할 것”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조 부회장은 구광모 (주)LG 회장이 미래먹거리로 꼽고 있는 AI와 로봇의 기술 확대와 브랜드 강화를 위해 선봉에 서고 있다. 그는 이들 사업을 통해 구 회장 시대에도 그룹의 맏이로서 LG전자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더불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LG전자는 그룹 어느 계열사보다 AI와 로봇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등 3대 개방 전략을 통해서다.

일례로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AI TV'에 구글의 AI 음성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폭 확대 적용한다. LG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적용한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말까지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호주, 캐나다, 한국 등 모두 8개국에서 서비스한다. 지원 언어도 기존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5개로 늘린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AI 씽큐(ThinQ), 슈퍼 울트라HD(고화질) TV AI 씽큐 등 LG AI TV에 독자 AI 플랫폼인 ‘딥씽큐(Deep ThinQ)’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모두 탑재되게 되는 것이다.

LG AI TV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5000개 이상 스마트기기와 연동할 수 있어 스마트 홈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LG전자가 무선인터넷(Wi-Fi)을 탑재한 스마트 가전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최근 500만 대를 돌파한 것.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출시하는 생활가전 전 제품에 무선인터넷을 탑재하고 있다. AI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선인터넷을 탑재한 스마트 가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로봇 사업의 경우에는 가정용, 공공∙상업용, 산업용, 웨어러블 등 4개의 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수하거나 협력 관계를 맺은 곳이 7개나 될 정도다.

LG전자는 자사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앞세워 현재까지 △클로이 홈 △클로이 안내로봇 △클로이 청소로봇 △클로이 잔디깎이로봇 △클로이 서브봇 △클로이 포터봇 △클로이 카트봇 △클로이 수트봇 등 총 8종을 선보였다.

향후 AI와 마찬가지로 개방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13일에도 서울 양재동 내 서초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2018 클로이(CLOi) 플랫폼 개발자의 날’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LG전자 로봇 플랫폼인 ‘클로이 플랫폼’을 개발자들에게 소개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로봇 기술과 로봇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조택일 컨버전스센터장 전무는 클로이 플랫폼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손진호 로봇선행연구소장 상무가 클로이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밖에도 로봇 개발자들은 클로이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사용자 반응형 로봇’, ‘웨어러블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 30여 개의 로봇 샘플을 시연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그룹의 맏이로서 자존심을 잠시 구겼으나, AI와 로봇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구 회장과 조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성과도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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