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반일감정' 고조되나...여권에 ‘대만국’ 스티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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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8-09-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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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정부 강한 압력에 '대만국 스티커 부착 캠페인' 재개

  • 일본 우익인사의 대만소녀상 발길질 사건에 이은 ‘대만국’ 스티커 논란

[사진=바이두]


‘대만국(臺灣國)’이라는 스티커를 여권에 부착한 한 여성이 출국하려다 일본 공항에서 제지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자 중국 관영언론이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며 높이 평가했다. 반면 대만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보는 일본에 반발하며 반일감정이 일고 있다.  

대만 여성이 자신의 여권 표지에 ‘대만국’으로 표기된 스티커를 부착, 일본 간사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적발돼 출국 제지를 당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3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지난해에도 유사한 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일본이 대만 독립 운동을 지지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중국인의 뭇매를 받은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중국’을 견지하는 국제 사회의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일본의 행동을 극찬했다.

여권 겉표지에 ‘대만국’이라고 표기된 스티커를 부착하는 운동은 지난 2014년 대만인 천즈하오(陳致豪)의 주도하에 진행된 민간 캠페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해당 여권을 소지한 대만인들이 홍콩과 마카오 출입국 사무소에서 입국을 금지 당하고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캠페인은 잠정 중단됐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요하고 이를 어기는 기업에 불매 위협을 가하는 등 강한 압력을 가하자 대만국 스티커 부착 캠페인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인들은 “대만국이라는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스티커를 부착한 행위는 신분증을 위조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공항에서 쫓겨나지 않은 것이 다행으로 생각해라”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만에서는 일본에 대한 혐오 감정도 일고 있다. 대만국 스티커가 부착된 여권을 둘러싸고 이제껏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일본이 중국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최근 일본 우익인사가 대만에 처음으로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한 뒤 스트레칭을 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대만엔 반일 감정이 더욱 고조됐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그동안 대만 국가 표기에 단호히 반대해왔다.  앞서 '2017 Mnet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마마)’는 물론 미국 델타항공과 자라, 메리어트호텔 등도 공식 사이트에 대만, 홍콩, 마카오, 티베트를 독립국으로 표기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협박에 줄줄이 사과문을 발표하며 대만 표기를 수정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대만 카페 프랜차이즈 ‘85℃’ 매장에서 커피를 사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을 때는 중국 누리꾼들이 85℃를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회사’라고 비난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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