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도 미·중 태평양 항로가 뜨거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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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9-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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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美 동서안 항로 운임 상승세

  • 中업체들, 관세폭탄 피해 '수출 밀어내기', 선사들 운송력 감소가 원인

  • 11월까지 미·중 태평양 항로 분주할듯.

무역전쟁에도 미중 태평양 항로가 뜨거운 이유.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 컨테이너선 수요가 크게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관세 폭탄'을 날리기 전에 미리 앞당겨 수출하는 물량이 크게 늘면서다. 

중국 교통운수부가 발표한 8월 중국컨테이너선운임지수(CCFI)에 따르면 미국 동·서안 항로 운임이 전달 대비 각각 6.5%, 10.1% 늘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표라 할 수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마찬가지다. SCFI에 따르면 미국 동안항로 운임이 전달 대비 20.1% 오르며 1년 반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안항로 운임도 27.2% 올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가 보도했다.

운임이 오름과 동시에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도 높아졌다. 8월 상하이항 소석률은 평균 95% 이상에 달했다. 몰려드는 화물에 선복(컨테이너 적재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화물은 제때 수출하지 못할 정도다.

원래 3분기가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성수기이긴 하지만 올해 8월은 예년과 비교해 컨테이너선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중국 화둥지역(장쑤·저장·안후이·상하이)의 한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는 "(미국의)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업체들이 미리 수출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마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화주들이 수출계약 이행에 속도를 내면서, 이른바 '수출 밀어내기'로 해운량이 성수기 때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서도 밀어내기 수출 움직임은 잘 드러난다. 앞서 해관총서는 8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2948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전달 대비 10.1% 늘었다고 발표했다. 무역전쟁으로 대미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컨테이너선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일부 선사들이 최근 미·중 항로 운송력을 줄이며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도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해운동맹인 2M과 디얼라이언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민감한 시기 잇달아 아시아~미국 서안항로 운항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힌 것. 디얼라이언스는 7월 아시아와 북미 서해안 항로를 하나로 합쳐버렸고, 2M도 태평양 항로시장 일부 운송력을 줄이는 차원에서 미·중 항로노선 하나를 임시로 중단했다. 

미·중간 항로의 운임 상승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대다수 항로 운임이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항로만 올랐다. 9월 첫째주, 상하이~미국 서부 운임은 전주 대비 1.5% 오른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332달러였다. 상하이~미국 동부 운임도 전주 대비 0.9% 오른 FEU당 3518달러였다.

예년과 비교해보면, 미·중 항로이 이처럼 두달간 증가세를 이어가는 건 보기 드물다는 분석이다. 보통 한달 오르면 한달 떨어진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8월 SCFI는 미국 동·서안 항로가 각각 12%, 22.7% 상승했지만, 9월엔 각각 14.9%, 8.5% 하락했다. 

중국 톈펑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마찰 속 화주들이 미리 앞당겨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며 "오는 11월까지 미·중 항로는 분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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