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구급대원 대상 '응급환자 시뮬레이션 교육’으로 지역사회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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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8-09-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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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3월부터 6월 말까지 구급대원 80명 대상 실시

  • 현장에서 응급환자 처치 어려워하는 구급대원에게 고성능 시뮬레이터 교육 진행

  • 응급상황별 현장 대처 수준별 맞춤 교육

교육에 참가한 구급대원이 환자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과 정확하게 소통하는 방법과 관련해 응급의학과 김지훈 교수(오른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


#70대 여성 김은수씨(가명)는 길을 가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지나가던 행인이 다급히 신고했지만, 이미 김씨는 심정지로 호흡이 멈춘 위중한 상태였다. 김씨를 마주한 구급대원 이민영씨(가명)는 세브란스병원 응급환자 시뮬레이션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을 떠올렸다. 초기 평가에서 즉각 심정지 상태라는 점을 알아챈 지 급히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면서 자동제세동기(AED)를 적용했다. 빠른 판단과 대응 덕분에 구급 활동을 실시한 뒤 10분 이내에 현장에서 심장 박동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곧바로 심장 시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여전히 위험한 상황. 구급대는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본래 환자가 다니던 병원이 아닌 심장 치료가 가능한 세브란스병원으로 김씨를 이송했다. 환자는 병원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중재술과 집중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가 지역 관할 소방서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응급환자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응급환자 시뮬레이션 교육은 세브란스병원이 지난해 9월 응급진료센터를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지역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다수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응급상황과 관련해 여러 궁금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 응급처치 등은 환자의 생명에 직결되는 만큼 교육을 통해 구급대원과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육은 세브란스병원이 주로 관할하는 지역인 서대문과 은평‧마포 소방서 구급대원인 1‧2급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 등 총 8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교육 내용은 상황별 응급환자에 따른 현장 대처 능력 등이 주를 이뤘다.

교육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와 의대 응급의학교실, 재난의료교육센터가 맡았다. 지난 3월부터 6월 말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실시됐으며, 매 회마다 10~15명의 구급대원이 참여했다.

교육주제는 크게 ▲심정지▲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중증외상 응급상황으로 선정됐다. 해당 질환별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보고 실제로 현장 도착부터 이송, 환자 인계까지의 상황을 세부적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했다.

심정지와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은 초‧중급 과정으로 나눠 구급대원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했다. 현장에서 응급환자를 가장 먼저 만나는 구급대원에게 환자 상태 판단부터 응급처치 방법, 이송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는 신체 반응까지 살필 수 있는 고성능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마네킹을 두고 설명하는 것과 실제 환자와 같이 반응이 있는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뇌혈관질환 교육은 연기력이 뛰어난 모의 환자도 투입해 교육의 질과 현장감을 높였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교육자와 교육생 간 토의시간을 마련해 응급구조현장에서의 평소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여러 구급대원은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내며 열의를 보여줬다.

교육을 이끌었던 의료진 중 한 명인 김지훈 연세의대 교수(응급의학과)는 “이번 교육은 아직 국내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한 응급의료서비스(EMS)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응급상황은 대부분 ‘이송’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실제로 많은 질환이 현장 응급 대처와 관련해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현장 대처 능력을 실질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좋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인철 응급진료센터 소장 역시 “이번 교육은 지역 환자의 생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구급대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와 공공의료 발전에 이바지하는 교육”이라며 “의사와 구급대원 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와 재난의료교육센터는 해당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하는 정기적인 교육 사업으로 기획했다. 올 하반기에는 내년도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며, 이번 교육을 토대로 그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도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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