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최대 고추장 생산기지, ‘해찬들 논산공장’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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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논산)=이서우 기자
입력 2018-09-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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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콤알싸한 한국의 맛 ‘K-소스’로 세계시장 노린다

  • CJ제일제당, 작년 장류 수출물량 7195t, 5년전보다 2000t↑

  • 美·日·유럽 이어 할랄시장 공략…다양한 상품 개발로 세계화 앞장

CJ제일제당 충남 논산 해찬들 장류공장에서 편의형 장류인 해찬들 볶음요리장이 생산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최근 외국인이 한국을 여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다. 외국인 출연자들은 고추장이 들어간 ‘낙지볶음’이나 ‘떡볶이’ 등을 먹어보고 맵다며 당혹스러워 한다. 심지어 떡볶이 양념을 ‘사탄의 퓌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 전통 장류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은 이처럼 아직 낯설다. 케이팝(K-POP)과 달리 케이푸드(K-FOOD) 바람은 아직 미풍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장류 세계화를 위한 연구에 앞장섰다.

7일 충남 논산에 위치한 CJ제일제당 ‘해찬들’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된장, 쌈장도 아닌 고추장만을 만든다. 연간 생산량만 약 5만톤에 이르는 세계 최대 고추장 생산 기지다.

해찬들의 시작은 1973년 삼원식품공업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전에서 고추장과 쌈장, 액젓, 양념 등 장류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19992년 우리가 잘 아는 ‘태양초 고추장’을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해찬들이란 장류 통합 브랜드명이 등장한 것은 1996년이다.

발효식품의 핵심인 균주가 배합 중인 공장 내부는 선선한 바깥과 달리 더운 공기로 가득했다. 원재료를 찌고, 배합물을 숙성하는 과정 때문이라고 했다. 

고추장은 밀 또는 쌀로 만든 두 가지로 나뉜다. 후첨재료도 밀 고추장은 콩(대두) 가루를, 쌀 고추장은 쌀가루를 넣는다. 텁텁함이나 단맛에 대한 기호는 소비자마다 다르지만, 밀가루 고추장이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공장 직원은 설명했다. 떡볶이 떡에서 밀떡과 쌀떡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처럼 말이다.

 

CJ제일제당 해찬들 논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발효탱크 안의 제품 숙성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정부미(米)를 받아 생산하는 쌀 고추장이 ‘우리 쌀’로 만들었다는 상징성이 있다면,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감균 고추장’을 2016년 말부터 미국 소스업체인 그리피스(Griffith)와 일본 에바라CJ에 B2B(기업 간 거래) 제품으로 납품하고 있다. 감균 고추장은 수출환경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고온에서 단기 살균 기술을 통해 장류의 균을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할랄 식품 시장을 겨냥한 고추장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함께 ‘할랄 장류 개발’에 대해 연구 중이다.

유럽시장에서도 해찬들 장류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영국 대형 레스토랑 체인인 잇츠(Itsu)사와 제휴를 맺고, 초고추장을 입점 시킬 예정이다. 또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비비고 고추장 소스’와 ‘애니천 고추장 소스’를 판매 중이다.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낮추고 당과 산미를 높인 찍어 먹는 소스(디핑소스, Dipping sauce)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세계 장류 시장 규모가 2012년 이후 48% 가량 역신장 하는 추세에서도 CJ제일제당은 최근 5년 동안 고추장과 된장, 쌈장 등 장류 수출물량이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수출 물량은 7195톤으로 2013년 5125톤 대비 2000여톤이나 늘었다.

오선미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조미소스팀 수석연구원은 “고추장의 매운 맛과 텁텁함이 외국인들에게 안 맞을 수 있어 현지 입맛에 익숙하게 당과 산미를 높이고, 찍어먹거나 발라먹도록 제품 형태도 개발했다. 그 덕에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할 수 있었다”라며 “매운맛을 ‘맵다’라고만 표현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가 없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매운 맛의 등급을 구분해 국가 표준에 반영하는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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