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 조수아 빙그레 차장, 28살 붕어싸만코 인기 되살린 ‘SNS마케팅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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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9-0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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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보다 감성 팔아야…한정판 굿즈, 매출 도움 안돼도 미래 소비자 위한 투자”

조수아 빙그레 미디어전략팀 차장이 5일 서울 빙그레 본사 휴게실에서 붕어싸만코 굿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빙그레 제공]


“서울 한강에서 거대한 크기의 ‘붕싸냐’가 견딜 수 없는 무더위에 강을 뛰쳐나와 냉동실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붕싸냐가 지나간 자리엔 달콤한 팥과 크림이 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발견하는 즉시 포획해 #내 위장 속에 저장 #붕싸냐 #빙스마일 #빙스타그램”

한낮 기온이 40도 가까이 올라간 지난달 초 빙그레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이다. 붕싸냐는 붕어싸만코와 식인물고기로 잘 알려진 피라냐의 합성어다. 30대 이상 소비자에게는 1978년 개봉한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식인상어 영화가 익숙할 테지만, 빙그레는 2010년 극장가에 등장한 피라냐를 내세웠다. 아니나 다를까, 이 게시글에 10~20대 초반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붕싸냐 출현에)깜짝 놀랐다’며 덧글을 달 정도로 주목도도 높았다.

1991년 시장에 나온 빙그레 대표 장수 제품 붕어싸만코는 당시 태어난 20대 소비자와 감수성을 공유하는 젊은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5일 서울 중구 빙그레 본사에서 조수아 미디어전략팀 차장을 만났다. 빙그레 사무실 내부는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식품회사답게 여느 기업처럼 파티션과 책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디어전략팀은 SNS 마케팅부터 빙그레 제품을 활용한 제품(굿즈)를 기획하는 일 전부를 담당한다. 

조수아 차장은 ‘끌레도르’란 이름이 붙은 회의실에 빙그레 굿즈를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붕어싸만코를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한 원목 탁상이었다.

“귀엽지 않나. 아이들은 여기다 소꿉놀이를 하고, 성인들은 혼술용 상으로 이용한다. 판매하려고 만든 제품은 아닌데 워낙 문의가 많아서 고민이다”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붕어싸만코 탁상과 애경과 협업한 메로나 2080 칫솔 등 공식적으로 네 가지 굿즈를 출시했지만, 빙그레 굿즈의 출발은 바나나맛 단지우유 열쇠고리다. 바나나맛 우유 하면 목욕탕에서 나오면서 하나씩 나눠 마시는 것을 떠올리는 세대는 이른바 ‘응답하라 1997’ 현재 30대가 끝이다. 지금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른 미디어 전략이 필요했다고 조 차장은 설명했다.

그는 “바나나맛 단지우유는 워낙 장수제품이다 보니 매출이 정체할 때도 있었는데 이미지가 젊어지니까 주춤했던 매출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최근 광고한 ‘바나나맛 우유 뽑기’를 예로 들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바나나맛 우유 뽑기를 하면 케이스 안에 팽이나 공기 등 최소 10년 전 유행하던 장난감들이 들어있다. 요즘 아이들은 전동식 장난감에 익숙해져 있어 팽이를 줄로 돌린다는 것조차도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바나나 맛 우유라는 매개체가 실제 줄로 팽이 돌리다 어른이 된 세대와 요즘 아이들을 이어 준 셈이다. 

특히 바나나맛 우유 뽑기 광고는 ‘만나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지 말고 소통하며 놀자’는 메시지를 재치 있게 전달해 학생과 직장인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 냈다.

빙그레 굿즈 상품은 대부분 한정판매거나 대량 제작해 전국 유통망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데도 회사의 지원이 이뤄졌다. 미래 소비자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조 차장은 “유튜브를 잘 모르더라도 젊은이들의 시도를 일단 믿어보자는 윗선의 추진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며 “사내에서는 신입사원으로 아이디어그룹을 구성해 굿즈 상품이나 새로운 미디어 마케팅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의견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마케팅은 제품보다 감성을 팔아야 한다”며 “매출을 위해 일회용 웃음 유발을 하거나 자극적인 광고보다는 착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감수성을 두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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