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작품에 도전…4인4색 중견 연출가들의 '연극의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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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9-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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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8일부터 국립극단 소극장 판 공연

  • 연출가 박해성·남인우·하수민·김지나 참여

윤한솔 감독(왼쪽부터), 연출가 박해성·남인우·하수민·김지나가 지난달 30일 열린 '2018 연출의 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의 취지와 제작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4명의 연출가가 결과물에 대한 부담을 덜고, 실험적인 작품에 도전한다. 국립극단이 올 하반기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2018 연출의 판'이 계기가 됐다. 작품에는 극장의 공공성과 연극의 동시대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다.

공연은 오는 9월 8일부터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 순차적으로 오른다.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임 이후 처음 기획한 프로젝트로, 극단 그린피그 대표인 연출가 윤한솔이 '연출의 판'을 총괄한다.

윤한솔 감독은 최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신진 연출가 육성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연출가들을 섭외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4명의 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4명의 연출가는 극단 응용연극연구소의 박해성('프로토콜', 9월 8~10일), 북새통의 남인우('가제 317', 9월 15~17일), 플레이씨어터 즉각반응의 하수민('아기', 10월 5~7일), 이언시 스튜디오의 김지나('잉그리드, 범람', 10월 13~15일) 등이다. 윤 감독이 오랜 시간 봐 온 연출가들로 직접 뽑았다.

이들은 '국립극단 선언문'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며 국립극단의 과거를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극단은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검열의 중심에 있었다. 윤 감독은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동시에 개인의 창작과 국립극단이 이야기하는 연극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특히 실패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동안 각자 고민하고, 형식적으로 풀지 못했던 것들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연출가 박해성은 연출이 없는 공연을 준비 중이다. 그는 "연극이 필요 이상으로 무겁고 엄숙해진 데에는 연출의 탓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극장이라는 곳이 일상과 가깝고 마냥 엄숙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국립극단에서 연극 '구름'으로 블랙리스트 검열에 올랐던 연출가 남인우는 "모든 습관을 버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며 "연극은 결과 중심의 보수적인 장르인데 당장 어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이 과정들이 향후 10년 간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국립극단 선언문 중 '바로 여기 연극의 가식을 벗고'와 같은 문장들이 어떻게 형식적, 주제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연출가 하수민은 "연극의 동시대성은 개인에 대해 더 많이 알아봐야 한다는 지점에 접근하고 있었고, 이번 기회에 공공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며 "'아기'라는 주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허구적인 존재가 지금을 사는 우리와 연결돼 있다면, 동시대성과 공공성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해 공연을 준비 중인 연출가도 있다. 연출가 김지나는 "연출 형식을 실험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지점에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디지털 시대에 배우들의 연습 방식도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10명의 배우들이 온라인상에서 익명으로 작품을 연습 중이다.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고, 꼭 필요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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