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74)] 사조, 참치명가 둘러싼 잡음…주진우 게이트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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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9-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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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기업 인수로 10년새 급성장…입찰 비리·오너 일가 구설수

  • 임직원 신뢰 바닥…청와대 국민청원도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사진=사조그룹 홈페이지]


사조그룹이 최근 총수 일가의 편법승계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사조참치’ 등으로 잘 알려진 이 회사가 지난 10년 사이 연매출 3조원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대림선어묵과 오양맛살, 해표 등 식품기업을 집중 인수한 효과가 컸다. 마케팅비 한 푼들이지 않고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해표’ 등 어묵과 맛살 시장에서 단박에 1위 브랜드로 올라섰기 때문일까.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 이미지와 달리 사조그룹의 ‘무전취식’은 그 역사가 뿌리 깊다.

주진우(69) 사조그룹 회장은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2003년 노량진 수산시장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됐다. 2001년 7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5차 입찰에 자신이 대주주인 사조산업 계열사인 K유통을 통해 참여하고, 또 다른 W사를 들러리로 내세워 입찰을 방해한 혐의였다. 주 회장은 결국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사조산업 계열사들이 ‘주진우 게이트’에 이용됐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사조산업은 계열사였던 푸른저축은행(옛 푸른상호신용금고) 지분 20%를 매각 정리했다. 푸른저축은행 역시 사조산업이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주 회장의 사(私)금고’란 시비에 휘말리곤 했기 때문이다.

다만 2003년 사조산업이 푸른저축은행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 했음에도, 현재까지 푸른저축은행은 사조그룹과 무관하지 않다. 주신홍(36) 푸른저축은행 대표는 주 회장의 조카이자 회사 최대 주주로 지분 17.2%를 보유하고 있다.

주 회장의 장남 주지홍(41) 사조해표 상무는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그룹 최대 주주가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뤄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 하반기부터 사조산업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사조산업은 그룹 핵심이자 계열사들의 주요 주주다. 사조시스템즈는 오너일가 지분이 대부분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75%에 달한다.

주 상무가 최대주주인 사조시스템즈가 다시 사조산업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사조그룹은 주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고, 주 상무는 상속세를 내지 않고도 사조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너 일가에 대한 잡음이 계속되자 임직원 신뢰도도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판매’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회사에서 계열사별로 선물세트 판매 실적을 강제 할당하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시에는 인사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 참여자는 “현재 임직원들의 사기는 마지못해 다니는 수준이다. 주 회장의 ‘나가면 어디 갈 데나 있냐’는 식의 발언도 심각하다”며 “진정 회사를 위한다면 실적이 아닌 직원들의 사기부터 끌어 올려 주길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청원은 게시 6일 만에 참여 인원수 1500명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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