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지나니 태풍상륙…정부, 추석 전 밥상물가 요동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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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08-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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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태풍들 대부분 추석 전 상륙해 피해 키워

  • 농식품부 등 정부 비상대기체제 돌입…피해 최소화 안간힘

21일 오후 울산 북구 정자항에서 제19호 태풍 '솔릭' 북상에 대비하기 위해 어민들이 크레인을 이용해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40여일간 지속된 폭염이 한풀 꺾이나 싶더니 태풍 ‘솔릭’의 상륙으로 밥상물가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시금치 등 채소값이 급등한 상태에서 북상하는 태풍은 추석 전 물가변동에 치명타를 줄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태풍 솔릭의 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련 부처들은 폭염 비상체제를 연장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애쓰는 모습이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이렇다 할 태풍이 없었다. 우리나라를 강타한 역대급 태풍을 살펴보면 대부분 추석 전에 상륙,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정부 관계자는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각종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세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이번 태풍이 얼마나 피해를 키울지 걱정스럽다”며 “당장 다음 주부터 제수용품 수확기간에 들어가는데, 태풍이 과실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채소값은 오를 대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 도매가격정보(20일 기준)에 따르면 배추 1포기 5813원, 무 1개 2128원으로 평년 8월 중순보다 각각 65.2%, 63.8% 뛰었다.

또 시금치(215.5%), 파프리카(155.4%) 등 급등세를 보인 품목도 눈에 띈다. 이 밖에 대부분의 채소값이 평년보다 40~70% 오른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주요 제수용품인 사과(아오리)는 4만5600원으로 지난주보다 2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추석 전까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 밖에 배, 햅쌀 등도 태풍 이후 가격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밥상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는 현장 피해발생 시 즉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부터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태풍 이동경로와 예상되는 피해 및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이 장관은 “피해예방을 위해 과도할 정도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농작물 침수와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농작물 침수 피해에 대비, 전국 농업용 배수장 1181개소 가동상황과 저수지 등 모든 수리시설 안전점검을 마쳤다. 또 수확기에 이른 사과‧배‧복숭아 등 과일은 조기 수확하고 논두렁, 제방 등이 붕괴되지 않도록 사전 점검하는 등 일선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21일 오후 6시부터 김영춘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태풍이 지리적으로 육상보다 해상‧연안으로 상륙, 해양수산 시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단계로 구분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발전설비 안전강화에 나섰다. 지난 7월 경북 청도지역에서 발생한 태양광 설치부지 내 산사태 발생 이후,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재발방지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이번 태풍으로 태양광 설비의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며 “태풍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에 태양광 설비에 대한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역대 태풍 가운데 솔릭과 비슷한 진행 경로를 보인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2002년 루사는 농작물 23만9000ha, 비닐하우스 1205ha 등의 피해를 내며 복구비만 1조2699억원이 투입됐다. 루사는 1975년 이후 가장 큰 재산피해를 입힌 태풍으로 기록됐다.

2012년 상륙한 볼라벤과 덴빈 역시 농작물 29만3000ha, 비닐하우스 1690ha 등 피해를 입혀 복구비 6217억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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