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단교 도미노' 현실로…중국과 수교한 엘살바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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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8-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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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중국·엘살바도르 수교 발표…대만 '주권침해' 반발

  • 차이잉원 美 '경유외교' 직후 이뤄져…美에 경고한 것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엘살바도르 외교장관이 2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 문서에 서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은 국가가 다섯 개로 늘었다. 21일 중남미 지역의 엘살바도르가 하나 더 추가되면서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취임 이후 '대만 단교, 중국 수교'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며 대만은 점점 더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모습이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엘살바도르 외교부 장관과 이런 내용의 '수교 수립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과 엘살바도르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양 국민의 이익을 위해 오늘부터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기로 했다"면서 "양국 정부는 서로 존중하면서 영토 보존,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엘살바도르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중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분리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인정했다"면서 "엘살바도르가 대만과 단교하면서 어떤 관계도 맺지 않겠다고 약속한 데 중국은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이날 직접 중요 담화를 발표해 이는 주권 침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담화에서 "대만과의 단교를 수교 조건으로 삼는 건 주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대만 주권에 대한 압박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대만 여야가 더욱더 단결해서 주권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엘살바도르가 거액의 자금을 요구하며 항구 개발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타당성이 떨어져 응하지 않았다"면서 "선거를 앞둔 엘살바도르 집권당에서 선거비용 지원을 원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대만 외교가 계속 탄압받고 있으므로 대만 사람들은 단결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횡포는 양안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며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주권을 더욱 단단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이번 수교 조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 중남미 파라과이와 벨리즈 순방, 귀국길에 각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휴스턴을 거쳐 '경유 외교'를 선보인 직후 나온 것이다. 

1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키(왼쪽)와 함께 존슨우주센터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현직 대만 총통이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차이 총통은 대만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1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정부기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를 방문하는 등 이전과 달리 '광폭 외교' 활동을 벌였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차이 총통을 환대하자 중국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 측에 엄중한 입장을 표명,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중국의 엘살바도르 수교는 사실상 무역전쟁 등으로 갈등을 빚는 미국을 향해 '대만 카드'를 사용해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의 성격이 짙은 셈이다. 

차이잉원 총통 취임후 약 2년간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압박을 가했다.  차이 총통 취임후 대만과 단교를 선언한 국가만 엘살바도르를 포함, 부르키나파소, 도미니카 공화국, 파나마, 상투메 프린시페 등 모두 5곳이다. 이로써 대만 수교국은 기존의 22개에서 17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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