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퇴직자 늘고 재취업은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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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8-08-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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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 플랜트 수주 감소 여파로 하반기 1만2000명 짐 쌀 전망

  • 정부 지원 동종업계로 제한 탓...1000명 중 고작 10명 재취업

[사진 제공= 중소조선연구원]


조선 업황이 좀체 회복되지 않으면서 퇴직자가 늘고 있으나 동종업계로 제한한 정부 지원 때문에 재취업마저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조선업종의 일자리가 해양 플랜트 수주 감소의 여파로 1만2000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조선 빅3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해양 플랜트 수주가 전무한 탓에 연간 목표액의 절반에도 채 못 미쳤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 삼성중공업의 경우 각각 목표치인 148억 달러, 82억 달러 대비 38%(56억 달러), 28%(23억 달러)에 그쳤다. 해양 플랜트를 제외하면 달성률은 46%, 42%까지 치솟는다. 

이런 이유로 올해 상반기 조선업계에선 3000명이 넘는 종사자들이 짐을 싼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종의 불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최근 조선 빅3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사와 후판 매입가를 t당 5만~7만원 인상키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65만원 선이던 t당 가격은 70만원을 넘어선다.

조선협회에 따르면 후판 가격이 t당 10만원 인상되면 이들 조선사의 영업손실은 한 해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실적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각사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이다. 

조선사 입장에선 고정비 지출이 더욱 늘어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이는 퇴직자 증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이 노동집약적 산업이긴 하지만 유휴 인력을 마냥 둘 수는 없는 입장이지 않겠느냐"면서 "고정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지속해서 희망 퇴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퇴직으로 내몰리는 조선업 종사자들을 위한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애초 정부가 이들의 재취업을 돕고 있으나 동종업계의 중소·중견기업으로 국한하고 있어서다.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 빅3마저 어려운 상황인데 중소·중견사들의 상황을 말해 뭐하겠느냐"며 "1000명이 재취업 지원을 하면 이 중 간신히 10여명 채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채용 서류를 조작해 정부 지원금만 빼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항공이나 육상 플랜트 등 유사 제조업 등으로 재취업 지원 범위를 늘렸다"며 "퇴직자의 경험이나 네트워킹이 사장되지 않도록 질 높은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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