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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입 아닌 교육시스템을 개혁해야

조득균 기자입력 : 2018-08-16 07:08수정 : 2018-08-16 07:08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원장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원장.


인공지능(AI) 발달 등으로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입시제도에 매몰된 우리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과목과 교육 방식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우선 교과목과 내용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 실생활에 효용성이 적은 과목 비중은 여전히 큰 반면 합리적인 경제의식, 시민의식, 체육 등은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지금은 교수와 교사가 교과목 결정을 주도하고 있어 공급자 위주로, 기득권 중심으로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계의 원로, 기업가 대표 등이 참여해 ‘제로 베이스’에서 교과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암기 위주 교육이어서 잘 외우는 학생이 우수하다고 인정받는다. AI 시대에는 각종 정보를 굳이 외울 필요가 없다. 문제의식이 많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도 학교 시험에 ‘깍두기는 몇 ㎝로 잘라야 하느냐’는 문제가 나오는 실정이다. 창의성을 고양할 수 있도록 강의 방법, 시험 방법 등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둘째, 사교육비를 줄이고 노동력 공급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입학시기와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 은퇴 후 생활기간이 길어지면서 노후 생계비 조달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이 노후 생계비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젊었을 때 자녀들 사교육비 부담 탓에 저축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학교 무상급식을 도입하면서 공교육비가 대폭 줄어들기는 했는데 이는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다.

현실적인 방안의 하나로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앞당기거나 수업연한을 1년 단축할 것을 제안한다. 즉,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변경하거나 외국과 같이 입학 시기를 3월에서 9월로 바꿔 반년 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 요즘은 어린이의 신체나 지능 발달이 과거에 비해 빨라졌고 2~3세부터 어린이집 등에서 조기 교육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과정을 1년 줄여도 학습량은 과거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학교 수업기간이 줄어들면 사교육비 부담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가정은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교 졸업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남자의 경우 군복무 등으로 취업 시기가 외국에 비해 2년 정도 늦다. 고교 졸업 시기가 빨라지면 취업이 빨라져 노동 공급도 늘어난다. 이는 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동력 공급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셋째,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자기 적성도 모른 채 고교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고, 자기 전공·적성과는 무관한 직장에 취업해 평생 근무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사회 여건상 원하는 교육을 받기는 경제적·시간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기술 변화도 빨라 20대에 배운 교육으로 평생을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교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쉽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실 경험을 통해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충분히 안 다음 교육을 받는다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요즘은 정보기술(IT)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 과정을 개발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직장에서도 종업원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대학교수들의 안식년 제도와 같이 국민 누구나 40~50대에 6개월 정도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민 안식년’ 제도를 강구해야 한다. 과거 적폐 청산도 중요하지만 미래 대비가 더 중요하다. 저출산, AI 시대에 대비해 교육시스템 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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