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주지協 "말 바꾼 설정 스님, 즉각 퇴진하라“…16일 임시중앙종회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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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8-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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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굳게 다문 설정 스님.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사퇴 입장 번복에 유감을 표하며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종정 예하의 교시는 물론이고 종도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입장 번복”이라며 “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약속을 스스로 깨뜨리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협의회는 “종단 혼란의 본질은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친자의혹과 이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제라도 부디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즉각 용퇴하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16일 열리는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의결하고, 22일 원로회의에서 이를 인준함으로써 설정 스님이 사임하기를 바라는 입장 표명이다. 이들은 “종도와 국민들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이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총무원장 스님께서 스스로의 약속을 깨뜨린 데 이어, 이러한 대의마저 무시할 경우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종헌종법 테두리 안에서 종단 개혁에 대해 공감하고 동참하는 활동이나 의견개진과 논의는 환영하지만,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승려대회는 종헌질서를 무너뜨리고 종단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선원수좌회 등이 23일 개최를 추진하는 전국승려대회에 대한 반대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설정 스님은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지난 1일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용퇴를 건의하자 설정 스님은 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답했다.

16일 이전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설정 스님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돌연 즉각 사퇴를 거부하고 나섰다. 설정 스님은 올해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그동안 종단 개혁을 요구해온 종단 내 야권과 외부 불교단체들이 주장해온 내용을 반영한 혁신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방침까지 세웠다. 설정 스님은 “직선제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 입산에서 입적까지 포괄적인 복지시스템 구축, 부당 징계 받은 승려를 위한 복권제도 정비, 종단 전체 재정투명화를 위한 제도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설정 스님이 조계종 내 야권 세력과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설정 스님의 입장 변화로 조계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16일 개최 예정인 임시중앙종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앙종회의원 43명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상정되며,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현재 중앙종회의원의 재적 의원은 75명으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되려면 50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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