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문재인 케어 이대로는 안돼…대화 단절 시 대정부 투쟁"

대한의사협회 14일 기자회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변경 요구

대한의사협회 임직원들이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재희 기자, [e-mail]]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를 두고 의사단체가 정부에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급진적 보장성 강화정책(문재인 케어) 정책변경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내달 안으로 국회와 정부, 청와대가 함께 문 케어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보건의료와 건강보험제도 개혁을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범국민적 연대 기구를 구성하고, 보건의료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지막까지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하겠지만, 대화로 해결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또 한 번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며 “제2기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를 구성하겠다. 의료계 집단행동 여부는 국회와 정부, 청와대 정책 변경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협은 문 케어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더 늦기 전에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문 케어 관련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비급여는 점진적‧단계적으로 급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케어 관련 정부 정책은 3600여개의 의료항목을 예비급여로 선정하고, 36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협은 이를 100개 내외로 수정하고, 2조원 내외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환자 부담을 낮춰주고 싶다면 급여항목 본인부담률을 10~20%까지 인하하면 된다”며 “더 적은 재정을 투입해 양적보장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건보재정과 관련한 단계적 계획안을 마련해 문 케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8대 사회보험 중기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건보재정 당기수지가 곧 적자로 전환되고 누적적립금도 2023년에는 소진된다.

현재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20조원 이상에 달하지만,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진료비 증가와 보장성 확대 등으로 곧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낙망이다.

최 회장은 “건보재정에 투입해야 하는 국고 지원과 상시 국고 지원을 확대하고,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하는 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단계적 건보료 인상이 담긴 3개년 혹은 5개년 계획안이 발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의협은 진료비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 해야 하며, 기존 급여 항목의 기준을 의학적 원칙에 따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 등을 펼쳤다. 물리치료 부위나 횟수제한과 같은 잘못된 건강보험 급여기준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협은 문 케어 정책 발표 이후부터 꾸준히 이를 반대해왔다. 의료전달체계 고려없이 건강보험 보장률에만 중점을 두면, 저수가 등으로 인한 진료왜곡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문 케어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