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화폐 가치 폭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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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08-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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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 '검은 금요일' (앙카라 AP=연합뉴스) 이란 제재 불참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배 관세'를 부과하자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2배 관세'를 알린 후 10일(현지시간) 한때 달러당 리라 환율은 6.8703리라까지 치솟았다. 전날 마감 환율 대비 23% 급등한 수치. 사진은 이날 터키 앙카라의 한 환전상 앞에서 여성들이 환전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지난 10일에만 20% 떨어졌고 올해 들어 40% 넘게 폭락했다. 암호화폐 이야기가 아니다. 터키 리라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다.

지난 2014년 12월 1리라에 503.96원에 거래되던 리라의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해 13일 161.6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리라 매도에 나서며 폭락을 부추겼다.

이유(지난 일): 리라화 가치가 흔들리는 큰 이유는 미국의 경제 제재에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동부 베이버트에서 가진 연설에서 "달러는 우리의 길을 막을 수 없다. 걱정하지 말라"며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한다. 만약 베개 밑에 달러나 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우리 은행에 있는 리라와 교환해야 한다. 이것은 국가적인, 국내의 전투다"라고 말했다.

상세 내용: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투'라는 말까지 들고나와 리라를 사라고 외친 배경은 무엇일까? 그가 연설한 날 미국은 터키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각각 50%와 2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터키 금융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고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는 60bp 급등해 연중 최고치를 넘었다.

주변 배경: 미국이 터키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시작한 것은 8월 1일이다. 경제 제재 이후 리라화 가치는 31% 하락했다. 떨어진 리라화 가치를 이유로 미국은 관세를 다시 인상한 것이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막고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 리라를 평가절하했다.

터키는 저금리 기조와 건설 붐이 맞물려 달러나 유로로 대출을 받아 터키에 투자했다. 이미 터키의 외채 비율은 외화보유액 대비 200%다. 리라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외채 비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터키 CDS 스프레드와 리라/달러 환율 추이[자료=신한금융투자]

더 깊이 알기: 신한금융투자의 노동길 책임연구원은 "터키는 단기 환율 조정 기능을 상실한 모습"이라며 "당장 터키를 구할 수 있는 건 미국이다. 공화당 내 의원을 중심으로 우방국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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