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소기업, 부채 규모 커지고 질도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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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8-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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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말 656조3000억 달해···전원 대비 3조5000억 증가

  • 비은행권 대출 급증···추가 금리 인상땐 한계 내몰릴 듯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영세·중소기업의 부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출 잔액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2금융권으로 대출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한계에 내몰리는 영세·중소기업이 속출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대출은 지난 7월 말 기준 5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9000억원 감소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되면서 2조3000억원 늘어 총 155조9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3조5000억원 증가한 65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영업자 및 영세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14년 12월 말 506조9000억원, 2015년 12월 말 559조6000억원, 2016년 12월 말 590조2000억원, 지난해 12월 말 631조8000억원 등으로 매년 40조원 가량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아직 끝나지 않은 산업 구조조정으로 가계와 기업 성격이 혼재된 '중소
·개인기업'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2금융권으로 문을 두드리는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비은행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832조297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3조1894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비은행 대출 증가 규모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가장 크다.
상반기 비은행 대출 증가액(전년 말 대비)은 2014년 10조1231억원에서 2015년 29조7062억원, 2016년 34조8909억원, 2017년 39조1765억원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016년(87조758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비은행권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저축은행 기업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11.02%로 예금은행 기업대출 금리(3.45%)의 3배가 넘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44.1%였다. 10개 중소기업 중 4개 이상이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올해 하반기에도 금리를 두 차례가량 올릴 것으로 보이고 한은도 이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어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중소기업의 대출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실에 따른 폐업도 속출할 수 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의 폐업위험도 역시 7.0∼10.6% 상승한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이 많은 중소기업은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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