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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쇼크 이어 미국발 관세 부과 우려...악재 겹치는 신흥국

문은주 기자입력 : 2018-08-13 15:51수정 : 2018-08-14 09:26
미국, 121개 빈국 대상 GSP 수혜 대상 재검토 리라화 하락 등 '터키 쇼크'에 이어 신흥국 경제 비상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 있는 환전소에서 한 남성이 달러화를 터키 리라화로 교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중국·유럽 등 대규모 경제 국가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의 화살을 개발도상국 등 이른바 '가난한 나라'에 돌리려는 모양새다. 그동안 적용해온 일반특혜관세제도(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즉 GSP의 수혜 대상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터키 리라화 하락에 따른 '터키 쇼크'로 아시아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美 "불공정 거래 해소"...각국 주요 산업 정밀 타격하나  

GSP는 지난 1976년부터 도입됐다. 가난한 나라에서 수입하는 수천 개의 상품을 면세로 처리해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을 돕는다는 게 골자다. 혜택을 받는 국가는 인도와 터키, 에콰도르 등 121개국에 이른다. 지난 2016년 기준 미국의 총 수입 규모인 2조2000억 달러 가운데 GSP의 혜택을 받은 제품은 190억 달러어치로 총 수입의 1%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출국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미국 정부가 수혜 대상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에 역내 긴장이 높아진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GSP에 따른 특혜관세 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를 두고 국가별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GSP의 수혜 자격을 검토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관세 혜택을 정조준한 것은 이례적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글로벌 통상 갈등을 점화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의 범위를 빈국에까지 확대하려는 복안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는 GSP 지위 상실 대상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국이 '락토파민' 호르몬을 주입한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태국이 2017년 GSP 혜택에 따라 미국에 수출한 규모는 42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수출의 13%에 달해 GSP 지위가 상실되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정부가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도 GSP 재검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직까지는 시장 여파가 없는 편이지만 GPS의 적용을 받는 상품이 자동차 부품부터 보석까지 다양한 상태여서 장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USTR에 따르면 실제로 GSP의 관세 특혜를 받는 제품 중 자동차 부품은 13억 달러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합금철과 귀금속제 장신구도 각각 7억6900만 달러, 7억4900만 달러에 달했다.

1단계 GSP 재검토 대상은 일단 아시아·태평양 국가 25곳이다. 올해 가을에는 동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국가 대상의 평가가 시작된다.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무역센터의 데버러 엘름스는 "미국은 무역 상대국을 협박해 양자 간 무역 협정을 협상하거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GSP 재검토 카드를 꺼냈다"며 "미국이 거대한 시장임을 고려할 때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터키 쇼크에 관세 공포까지...개도국 숨통 죄나

미국 행정부가 통상 관계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해 그간 활용하지 않던 법안을 부활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10년 이상 활용하지 않았던 무역 확장법 232조를 부활,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세탁기, 태양광 전지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번 GSP 재검토는 리라화 하락에 따른 '터키 쇼크'에 이어 신흥국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우려가 적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외화 부채율 증가와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따라 터키 금융위기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르도안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리라화가 연일 폭락하는 것도 시장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터키 리라화는 달러 대비 7.24리라로 화폐 가치가 전날 대비 23% 급락했다.

리라화 폭락에 따른 터키 쇼크에 따라 아시아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13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전날 종가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는 등 주요 증시가 하락했다. 신흥국 화폐 가치도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 대비 6.87위안으로 가치가 0.2% 이상 내렸다. 호주 달러와 남아프리카 랜드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마지막 거래일 대비 각각 0.3%, 9% 하락했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자 터키 정부는 은행 외화·리라화 스와프 거래 제한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분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들이 GSP의 주요 수혜 대상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USTR에 따르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은 인도로 56억 달러 상당의 상품에 대한 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의 혜택 규모도 각각 25억 달러, 20억 달러에 달한다. 터키는 17억 달러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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