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제재에 중국이 '어부지리'...세계 최대 가스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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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8-1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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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페트로차이나 이란 사우스파르스 해상가스전 11공구 지분 추가 확보

  • 미국 이란 제재 재개에 프랑스 토탈사 사업에서 발 뺀 듯

[사진=연합/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제재 재개로 중국이 세계 최대 가스전을 손에 넣었다.  서방 기업이 빠진 자리를 파고 들어 '대어'를 낚은 셈이다. 

중국 신랑망(新浪網)은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인용해 중국 국영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CNPC)가 50억 달러 규모의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해상 가스전 11공구 사업을 손에 넣었다고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프랑스 토탈사가 포기한 지분 50.1%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총 지분을 80.1%까지 늘린 것.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은 단일 가스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CNPC는 프랑스의 토탈사와 이란의 국영기업 페트로파르스와 약 50억 달러를 투자해 사우스 파르스 11광구 가스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지분 비중은 토탈사가 50.1%, CNPC는 30.0%, 페트로파르스는 19.9% 였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이란 정부와 해당 가스전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가스 콘덴세이트를 오는 2020년부터 20년간 생산하기로 계약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핵협상, 즉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를 선언하면서 토탈사의 입장이 곤란해졌고 결국 발을 빼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약 4000만 유로를 투자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JCPOA는 지난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 정부와 체결한 것으로 비핵화 단계별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8일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하고 이달 6일까지를 유예기간으로 통보,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응하지 않았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제재를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등 다른 나라 정부나 기업도 제재할 수 있다며 압박하는 상황으로 토탈 등 주요 기업이 이란에서 떠나는 상황이다. 

관련 보도 내용과 관련해 페트로파르스의 모회사인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는 일단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란 현지 국영언론은 중국의 CNPC가 해당 가스전 사업의 주도 기업이 됐다고 전했지만 석유부 공식 뉴스포털인 샤나통신은 NIOC 관계자가 "아직까지 계약 내용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나온 것은 일요일로 CNPC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고 프랑스 토탈사는 답변을 거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토탈이 앞서 이란 사업 유보를 발표하고 이에 이란 석유부가 CNPC가 토탈의 지분을 인수해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수 차례 밝힌 만큼 가스전 사업은 중국과 이란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판단이다. 토탈은 과거에도 해당 가스전 사업 진출을 시도했다가 미국의 제재에 포기했고 CNPC가 이어 받았으나 2012년 6월에 발을 뺀 전력이 있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지난 10년간 이란의 최대 무역파트너이자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와 관련해서도 이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 일방주의 견제를 위해 경제 세계화,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일대일로를 거듭 언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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