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재벌 육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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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8-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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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뤼디거 프랑크 38노스 기고

평양 시내에 세워진 고층 빌딩 [연합뉴스]
 

북한이 경제개혁 없는 성장을 시도할 수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재벌을 육성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뤼디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는 8일(현지시간) 38노스 기고에서 북한의 경제개혁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이 국가, 당, 군과 유착한 재벌을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크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 성과를 약속하면서 이것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극동아시아의 성공 국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유화라는 결단 없이는 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아직 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김 위원장 체제에서 특이한 내외적 요소에 따라 경제적인 안정이 유지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프랑크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국가, 당, 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재벌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김 위원장이 강한 체제 개혁 과정에서도 권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가시적으로 북한 경제의 발전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 월 제 7 차 당 중앙위원회에서 병진노선이 달성이 돼 새로운 전략인 사회주의 경제 건설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만 6차례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제재 완화와 외부 시장에의 접근,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프랑크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제재로 인해 나빠지고 있는 경제를 치유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지와 이것이 앞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의 개입에서 김 위원장을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덜 약하게 할 것인지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교수는 동구 사회주의 진영의 시민들의 경제적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몰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경우에는 김일성, 김정일 정권에서 이념에 치중하면서 물질적인 평안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으며 외부의 잔혹한 힘에 대한 국가 방어가 주요 주제가 됐었다고 평가했다.

생활 수준과 자주 닥친 경제적인 어려움은 필요악으로 지불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간주됐으며 외부 정보와 차단돼 있으면서 소비주의가 일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를 보면 이 모든 것이 과거가 됐다. 소비주의가 나라 전체에 만연해 있다고 그는 밝혔다. 북한에서는 이제 자동차, 스마트폰, 전기차전거, 평판TV, 의류, 식품,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400개가 넘는 지장과 국영 상점에는 품질 좋은 상품들로 가득 차 있으며 개인간의 차이는 당원 여부 따른 혜택 등 개인 차가 있을 뿐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거대하게 획일화돼 있던 사회는 이제 분화됐다. 분화는 새로운 통화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일부는 사치품을 살 수 있고 나머지는 그러지 못한다. 새로운 중산층이 평양에 집중된 가운데 지역 도시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는 DVD와 USB, 수 천명의 연간 중국과 외국 방문자, 사업 관계자들이 물 샐 틈 없던 정보 독점의 나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북한은 이제 물질적이고 탐욕스러워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제 자본주의 놀이를 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갔던 것보다 더 멀리 나가고 있으며 물자 부족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보장되는 곳이 됐다는 것이다.

프랑크 교수는 “중요한 문제는 김 위원장이 고르바초프나 호네커, 차우세스쿠와 같이 게임에서 지게 될 것이냐다. 가능성은 있다”며 “체제가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하고 국가가 일어난 모든 것을 책임지는 포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욕구 불만을 국가 책임으로 돌릴 것이다. 요구 하나가 충족되는 경우 두 개의 요구가 나오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결국에는 체제가 변하지 않으면 폭력적인 붕괴나 평화로운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와 같이 국가 사회주의 체제가 이 같은 시나리오를 피하고 자본주의 놀이를 배운 사례도 있다. 북한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보지 않고 일방적인 이념을 가진 독재국가로 보고 박정희 정권 시절의 한국이나 리콴유 정권하의 싱가포르의 경우와 비슷한 경우로 볼 수도 있겠다”라며 “최근 북한 방문자들은 자주 제재가 풀리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크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 두 가지 위험한 요소가 있다. 우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던 동유럽 진영의 지도자들과 같은 덫에 빠질 우려다. 강한 제재와 내부 개혁의 부재는 이 같은 결과로 갈 가능성을 높인다. 둘째는 제재가 철회됐는데도 구조개혁이 없어 경제에서 기대했던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에서의 경제적 기적이 생산의 사유화 없이 일어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첫걸음을 딛지 않는다면 북한의 도약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전환보다 실패와 붕괴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중국이 이미 북한이 긍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해석하면서 보상을 하고 싶다고 시사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약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자원 지원, 시장 사회주의 20년간 축적된 지식과 자본과 결합되면서 북한 경제는 성장할 것이고 욕구와 기대가 충족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장이 느려질 것이고 낮은 한 자리 수에 머물겠지만 당분간은 북한 주민들을 긍정적으로 만들 것이다. 미국은 제재를 완화할 것이고 북한의 사유 활동에 대한 성의 없고 미지근한 태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새 수출 시장과 투자, 기술 유치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중국과 한국, 일본은 투자할 것이고 시장을 열 것”이라며 “종국에는 북한 경제 체제의 실질적인 개혁은 없게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시간을 벌고 궁극적으로 사유화로 가야 하겠지만 현재 상태에서 지지를 확보한다면 서서히 단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재벌을 자신의 공공 목적의 사적 기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항공이 택시, 주유소, 음료 분야에서, 고려금강그룹(KKG)도 택시사업, 은행 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크 교수는 “싱가포르와 중국, 박정희의 한국과 같은 독재적인 경제 기적의 성공 사례를 보면 김 위원장이 잘만하면 독점적인 권력을 유지하면서 경제개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먼 미래에는 김일성이 김 위원장의 나이에 품었던 경제적인 열악함의 제약 없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북한 주도의 통일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북한의 모든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을 잊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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