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앞두고…정치권 '건국절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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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해 기자
입력 2018-08-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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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건국 70주년 기념·이승만 재조명 행사 개최

  • 민주당은 '대한민국 100년' 문패 단 토론회로 맞불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운데)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유기준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건국절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건국 70주년을 기념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 재조명 행사를 잇따라 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대한민국 100년' 문패를 단 토론회 개최로 맞불을 놨다.

한국당은 그동안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을 공식적인 '대한민국 건국'으로 보고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민주당은 1919년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수립이 대한민국 건국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1919년 건국일'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포럼(자유포럼)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심 의원을 비롯해 강효상·김광림·김성태(비례대표)·박대출·신상진·전희경·정유섭·정종섭·윤상직·윤종필·최교일·최연혜·홍철호 의원 등 한국당 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심 의원은 인사말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나라 생일을 물어보면 중·고교생 상당수가 헷갈린다"며 "8·15를 얘기하면 광복절로만 알고 나라가 세워졌다는 걸 잘 모른다"고 운을 뗐다.

심 의원은 "한쪽에선 여전히 건국일이 1919년이란 사람이 있으나, 1919년 대한민국은 아이로 비유하면 임신한 상태로 봐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이 나라로 제대로 태어난 날은 1948년 8월 15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축사를 통해 "역사 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쟁이 건국을 둘러싼 전쟁"이라며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 '이승만 등 친미 사대주의·친일주의자에 의해 건국', '김일성은 항일무장 투쟁한 전설적 영웅' 이런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임시정부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 양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은 의지 면에서 1919년 3·1운동에서 시작됐다"면서 "임시정부는 우리 민족의 독립국가를 건립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진정한 건국은 해방 이후 1948년 5월 10일 총선과 7월 17일 헌법제정을 거쳐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을 통해 국가 구성의 4개 필수 요소인 영토, 국민, 정부, 주권을 완비해 대한민국이란 독립국가가 탄생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오는 13일에도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자유민주진영 대 민주진영 맞짱 토론회'를 열어 건국일 논란을 다룬다. 이후 광복절 당일인 15일에는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가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주관한다.

심 의원에 앞서 강효상 의원 역시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의 재조명' 세미나를 열고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사상의 전쟁 한가운데 와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 당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에 맞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그 뿌리를 공고히 하는 것부터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려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사상적 혼란 속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맹위를 떨치던 시절, 이름도 생소한 자유민주주의를 대한민국 땅에 뿌리내리게 한 분은 바로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대한민국과 북한의 처지를 가른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 축"이라며 "하지만 다시 사상적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은 폄훼되고 왜곡돼 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와 함께 '대한민국 100주년 남북한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하다'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표 의원은 그동안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을 앞두고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울산, 대구, 광주, 제주 등 4곳의 항일유적지를 돌며 토크콘서트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표 의원은 인사말에서 "다가오는 2019년은 대한민국이 탄생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며 "이렇게 뜻깊은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맞이하기 위해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하고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을 '기록'하고 어떠한 사실에 '집중'할 것이며 누구를 '조명'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결정하는 것, 다시 말해 '역사의 담론'을 쥐고 있는 건 또 다른 권력"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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