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P2P금융 부실...연체율 0%도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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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8-0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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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시장 둔화 여파…지나치게 높은 수익률 부실 의심해봐야

[사진= 픽사베이 제공]


일부 P2P(개인 간 거래) 금융업체의 연체율이 한 달 만에 65% 가까이 증가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체율 0% 공시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의 7월 말 기준 연체율은 4.38%다. 61개 협회 회원사 중 업계 3위(잔액기준 4위)이던 루프펀딩의 탈퇴로 전달(4.84%)에 비해 연체율이 낮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4%의 연체율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사별로 보면 이디움펀딩의 연체율은 100%에 달한다. 전달 연체율은 35.41%였지만 한 달 사이 64.6%포인트 급증했다. 이디움펀딩은 "기존 상품이 모두 연체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상품을 내면 직원들이 투자자를 모집하고 영업하는 데 인력을 써야하기 때문에 신규 상품출시 없이 전 직원이 연체율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펀딩은 전달과 같은 80.75%의 연체율을 보였으며, 썬펀딩은 6월 말 20%에서 7월 말 53.0%로, 애플펀딩은 0%에서 32.0%로, 스마트펀딩은 0%에서 27.37%로 증가했다. 연체율이 0%인 회원사는 6월 말 39개사에서 지난달 말 37개사로 2곳 감소했다. 

최근 P2P금융업계는 연체율 비상이 걸렸다. 포문은 대형사인 루프펀딩이 열었다. 루프펀딩은 올 상반기 말 누적대출 1993억원, 대출잔액 941억7500만원으로 P2P금융협회 3위 업체였다. 하지만 지난 1일자로 협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별도의 탈퇴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루프펀딩이 높아진 연체율에 부담을 느끼고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만 해도 루프펀딩의 연체율은 0%였다. 하지만 4월 말 3%로 오르더니 5월 말엔 6.9%, 6월 말 16.14%로 급증했다. 이날 기준 루프펀딩의 연체율은 32.3%다. 

이처럼 연체율이 단기간에 급상승하는 것을 부동산 특성 때문이다. 현재 P2P금융시장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담보대출 등의 비중이 전체의 60%를 웃돈다. 최근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P2P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P2P금융에 투자한 안모 씨는 "P2P금융상품은 원금보장이 되지 않다보니 연체율과 부실률, 현금흐름 등을 잘 따져보는 편인데 몇 달 만에 연체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투자한 상품의 연체율이 0%이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0%인 곳들 중 일부는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서도 연체가 0%인 곳들은 부실을 의심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대표가 대출금 240억원을 상환하지 않고 잠적한 오리펀드의 경우 연평균 수익률은 21.5%에 달했고, 연체율은 0%라고 공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금융업체가 운용하는 부동산 관련 상품을 들여다보면 모집이 이미 완료됐지만 실제 현장에선 착공을 하지 않았다거나 나중에 부실화된 사례가 빈번하다"며 "연체율 0%의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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