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금융 4대천왕' 이팔성 비망록 공개… "MB에게 30억 줬는데, 파렴치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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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8-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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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사진=연합뉴스]


7일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공개됐다.

이팔성 전 회장은 MB정부 당시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금융 4대천왕'으로 불리며 금융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인사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에서 이팔성 전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41장 분량의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2011년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나 맏사위 이상주씨를 통해 이 전 회장에게서 현금 22억5000만원과 1230만원어치 양복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을 보면 2008년 2월23일 '통의동 사무실에서 MB 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 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혀있다.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산업 B'는 산업은행 총재를 뜻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7일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제안했다. 이 전 회장은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회장은 그해 3월 비망록에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일까'라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은 비슷한 시기 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는 자리에 '1. KDB(산업은행) 2. 우리'라고 적은 인사청탁 메모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는 같은 달 28일에는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은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적었다.

검찰은 "거액의 돈을 건넸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인사상 혜택이 없어 분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이상주씨에 대한 불만도 적었다. 그는 3월3일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다'고 썼다.

그해 5월부터는 이 전 회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앉히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 정황이 담겨 있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6월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임하며 2013년 6월까지 재직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돈의 상당 부분이 성동조선 등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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