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PD수첩, 끝나지 않는 조재현·김기덕 성추행파문 "이제 일반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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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8-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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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


배우 조재현의 추가 성폭행 사실이 공개됐다. 그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는 일반인 여성 H씨의 증언 등이 PD수첩을 통해 전달됐다. H씨는 10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공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조재현씨의 악행을 고발했다. 

7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3월 6일, ‘거장의 민낯’ 방송을 통해 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거장의 민낯 그 이후'를 다뤄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H씨는 “‘그 때 그 일을 당했을 때 더 용기를 냈다면 이렇게 까진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와 죄책감 때문에 다시금 출연을 결심했다. 나아가 계속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조심스럽게 출연 동기를 밝혔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피해 당시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어떤 회식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도착해보니 가라오케 같은 곳이었고 기획사 사장 옆자리에 앉게 됐다. 현장에는 조재현을 비롯한 총 4여명의 남자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추가로 온다고 했지만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재현씨와 인사를 나눌 때 ‘반갑습니다. 팬이에요’ 등의 일상적인 대화만 잠깐 나눴다. 이후 그 자리가 너무 불편해 20여분 정도 지나 핸드폰을 가지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 때 순식간에 조재현이 따라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키스를 시도했다. ‘내가 팬이라고 한 게 오해가 됐나’ 싶어서 죄송하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어, 조심해. 아무도 몰라. 이럼 다쳐. 그럼 다쳐’란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너무 평온하게 이야기 하더라.”

상대방이 마음만 먹으면 정말 큰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고. “그 분(조재현)은 이미 바지 일부를 벗은 상태로 나의 옷을 벗기려고 계속 거칠게 시도했다”며 “그때는 가슴을 추행하고 이런 것보단 더 큰일을 막고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그래서 좁은 공간에서 안간힘을 써 겨우 빠져 나왔다. 1, 2분 뒤에 그 분이 나왔고 그냥 지나가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치 ‘묻지마 범죄’를 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후로 방광염을 일 년 넘게 달고 살았고 밀폐된 공간이 무서워 제대로 가질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스태프로 참여했다는 D씨는 "김기덕 감독이 멀리서 불러 달려갔다. 시킬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없는 해변가에 앉았더니 '나랑 자자'고 했다"면서 "자기가 연애를 잘한다고 하더라. 사귀자가 아니라 한 번 자자고 했다. '그런 거 안 좋아한다'고 했더니 당황하더라.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고 말했다.

여배우 E 씨는 "택시 기다리려고 벤치에 앉아있는데 김 감독이 반바지에 손을 넣었다"며 "김 감독 방식이 딱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 재일교포 배우 F씨는 "내가 죽더라도 절대 이야기 해야지, 내가 망신을 당하더라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실을"이라고 호소하며 눈무을 흘렸다.

다른 여성 스태프는 자신이 참여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 감독의 성추행으로 신인 여배우가 잠적한 적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스태프는 "(김 감독이) 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넣어 배를 주무르고 긴장을 풀라고 가슴 부위를 주무르는가 하면 자신을 남자친구처럼 생각하라며 강제키스까지 했다"며 "여배우가 잠적하자 잡아오라며 주소를 줬다"고 말했다.

PD 수첩 측은 이메일로 김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 감독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무엇을 방송하든 생각대로 의도대로 하면 되고, 그 방송 또한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소송을 추가로 해서 법적으로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김 감독의 답장을 공개했다.

또한 3월 방송된 '거장의 민낯'을 통해 피해를 폭로한 C씨의 지인은 "그 친구가 (의혹 부인) 기사를 보고 갑자기 숨이 넘어가면서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하더라. 공황장애 약과 수면제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 등장한 폭로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H씨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조재현에게 성폭력 피해를 받은 피해자가 있었기 때문. H씨는 "최근까지도 피해 사실이 있었다. 공소시효 안에 있는 그 분들이 더 용기내서 신고하고 그가 처벌 받을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3월 첫 폭로 방송 이후 검찰 출두 당시 "22년 동안 23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그런 감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무자비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온 조재현 역시 6월 "누구도 강간하지 않았다"면서 입장을 바꿨다.

'PD 수첩'은 김기덕 감독 측이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전파를 타지 못할 뻔 하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추가 폭로를 두려워했던 김기덕 감독과 변호사를 통해 "방송 모니터링 후 대응하겠다"던 조재현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PD수첩 방송 분은 시청률 5.2%(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로 동시간대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방송분에 비해 0.9%P 상승한 기록이며, 동시간대 예능인 SBS ‘불타는 청춘’이 기록한 5.8%와도 0.6%P의 근소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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