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가 경기개선 제약”…노동시장은 여전히 '암울'

생산‧투자‧소비‧고용 등 ‘내수지표’ 악화

선행지표 감소폭 키워 향후 기대감 낮아

[사진=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투자 부진과 주춤해진 소비로 약화된 내수가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내수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4~6월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반기 내수가 약화되면서 지난달 ‘성장세’ 문구를 빼고,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에는 개선 추세가 제약을 받고 있어 경기진단이 전달보다 한 걸음 후퇴했다. 이는 수출증가가 반도체에 의지한 형국이 지속되고, 내수마저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생산‧투자‧소비‧고용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6월 전 산업생산은 전달(1.6%)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0.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1.7% 증가해 전달(2.3%)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달 1.2% 증가했던 광공업 생산은 감소(-0.4%)로 전환됐다.

소비는 주춤하고 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6월 증가폭이 축소(4.5%→4.0%)됐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105.5포인트)보다 크게 하락한 101.0포인트를 기록했다.

투자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13.8% 감소해 전달(-3.7%)에 이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감소폭도 키웠다. 기계류(-5.7%→-18.3%)와 운송장비(2.4%→-0.2%) 모두 부진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24.8%→-38.0%)과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34.0%→68.6%)은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향후 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건설투자도 부진하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과 토목부문이 모두 감소폭을 키워 전월(-3.2%)에 이어 7.7% 감소했다. KDI는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가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향후 건설경기는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암울하다. 6월 취업자는 10만6000명 증가해 5개월 연속 ‘고용쇼크’가 이어졌다.

그나마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7월 수출은 전달(-0.2%)의 일시적 감소에서 6.2% 증가로 전환됐다. 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에 힘입은 석유제품‧철강제품이 수출을 주도하는 것은 한계로 지목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볼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월에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9.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00.2) 이후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향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기준치를 유지한 100.0이다. 올해 1월(100.8)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