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93mm' 기상청, 강릉 폭우 예상 못 한 이유는?

서풍·동풍이 만든 강한 비구름, 백두대간 넘지 못하고 집중 폭우로 이어져

6일 호우경보가 내려진 강원 강릉에 시간당 93㎜의 폭우가 쏟아져 오죽헌 일대 도로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6일 강원도 강릉에 시간당 93mm의 기록적 폭우로 도로, 건물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기상청이 이번 폭우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원도를 강타한 물 폭탄의 발생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상청은 영동지역의 이번 폭우가 서풍과 동풍이 충돌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진 영향이라고 밝혔다. 고기압의 서풍과 저기압의 동풍이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충돌해 대기가 불안정해졌고, 이로 인해 형성된 강한 비구름대가 폭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즉 서풍과 동풍의 충돌로 만들어진 강한 비구름이 백두대간을 넘지 못하고, 영동 지역에 머물며 강한 비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불안정으로 적지 않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기습 폭우로 이어질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강원도에 내린 비의 양은 속초 274.3mm, 속초 설악동 261mm, 강릉 강문 253mm, 고성 현내 180mm, 강릉 155.5mm, 양양 154.5mm, 고성 간성 147mm 등이다.

한편 이날 오전 3~4시 사이 강릉에는 시간당 93mm의 폭우가 내렸다. 이는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 시간당 100.5mm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앞서 기상청은 전날 오후까지 영동을 비롯한 강원도 전역에 5~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mm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지는 했지만, 시간당 93mm 등의 폭우는 예측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