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식재료 물가’ 고공행진···농민도 소비자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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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8-0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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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년만의 최악 폭염, 과일·채소 작황 비상에 가격 출렁

  • 가축 폐사로 닭고값도 급등세…농식품부, 30억원 편성 지원

31일 강원 횡성군 갑천면의 한 농가에서 농민들이 오이를 산지 폐기하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폭염으로 인한 오이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이 평소 절반 이하로 폭락해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2018.7.31 [연합뉴스]


“수박 한 통이 2만원이나 하는데 얼마나 비싸던지··· 마트 갔다가 도로 내려놨어요. 국산은 꿈도 못 꾸고 애들한테도 수입산 과일만 사줘야 할 것 같아요.”(경기도 용인 50대 주부 A씨)

“폭염 피해 때문에 과일값이 너무 올랐어요. 독점 계약 형태로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산지 가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생과일주스 프랜차이즈 관계자 B씨)

올여름은 역대 최악의 폭염인 1994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더운 해다. 과일이 데거나 터지는 과사, 작물이 말라 죽는 고사 등 타는 듯한 더위로 농산물 작황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제철 과일과 채소 등 식재료값이 급등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풍 등 기상적인 변수가 없는 한 8월까지 폭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 부류별 채소가격에 따르면 지난 30일 수박 평균 소매가는 2만1843원이다. 지난해 1만8122원 대비 2000원, 20.5% 올랐다. 지난 5년간 최고·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인 평년가격 1만7329원과 비교해도 26.1%, 3000원가량 올랐다.

제철 채소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폭염으로 무와 배추 등은 지난달 중순부터 폭염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의 경우 도매가격이 6월 하순 1개당 1143원에서 지난달 초 1128원, 중순에는 1450원으로 평년 대비 43.7% 올랐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소매가로 보면 이날 무 평균 가격은 2900원으로 전년 2407원에 비해 20.5% 비싸다. 평년 1910원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51.8% 상승한 가격이다.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로 닭고기값도 급등했다. 다만 과일이나 채소와 달리 닭고기는 가공된 형태로 소비하는 비중이 높아 소비자 체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육계협회 육계 시세에 따르면 31일 오전 기준, 삼계탕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5~6호 닭은 1㎏당 4800원이다. 전날 4100원 대비 700원 올랐고, 지난해 같은 날 3267원에 비하면 무려 1533원 올랐다.

닭고기 생산유통업체 하림 관계자는 “매일 폭염으로 폐사하는 성계 가운데 토종닭 비율이 전년 대비 3%가량 높다. 폐사하는 닭의 수요와 그만큼 늘어난 소비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가격 인상요인은 5%가량으로 볼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닭고기업체 마니커 관계자는 “닭고기의 가장 큰 유통 매입 경로는 치킨 시장인데, 치킨 가격은 고정돼 있기 때문에 산지 값이 오른다고 해서 변동하기 쉽지 않다. 다만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백숙용 닭 등에는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식재료 물가가 연일 치솟자, 농식품부는 이례적으로 30억원을 들여 특별 가뭄예산을 편성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나섰다. 고온의 영향을 받는 고랭지 배추는 수확이 끝날 때까지, 가축은 이달 3일까지 생육 관리 지원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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