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중국에 '따뜻한 냉장고' 등장…"바깥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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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7-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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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계열사 카이니아오, 야외 무인냉장고 444개 설치…주민들 자발적으로 냉장고 채우는 진풍경 이어져

[사진=바이두]


한국과 마찬가지로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에 '따뜻한 냉장고'가 등장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30일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계열사인 카이니아오(菜鸟)가 옥외 노동자들을 위해 '도시의 슈퍼맨을 위한 창고'라는 이름의 냉장고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첫 냉장고가 등장한 이후, 18개의 도시에 총 444개에 달하는 냉장고가 설치됐다. 냉장고 안에 있는 생수와 음료, 과일 등은 택배 기사와 음식 배달원, 경찰 등 야외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음식들은 주민들이 자의로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상하이(上海)시 푸투오(普陀)구의 한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냉장고는 설치된 후 5일 동안 단 한 번도 비어 있었던 적이 없다. 심지어 더 이상 빈 공간이 없어, 냉장고 옆 인도에 물품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항저우에서는 냉장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CC(폐쇄회로)TV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사과를 냉장고에 넣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한 택배 기사의 아들은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쓴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냉장고가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비슷한 냉장고들도 잇따르고 있다. IT 업체 웨이짠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역시 700위안(약 11만원)을 들여 상하이에 냉장고를 설치했다. 이 소식이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통해 전해지면서 인근에 있는 주민과 직장인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기 시작했다.

근처 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리취는 냉장고에 우롱차 1박스를 채워 넣었다. 리는 차이나데일리에 "위챗을 통해 냉장고 설치 소식을 알았다"면서 "친구들에게도 참여를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8세 자녀를 둔 한 여성은 "젊은 세대에게 타인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 의미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아들은 용돈 20위안(약 3000원)을 털어 산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를 냉장고에 넣었다.

실제로 냉장고를 이용해 본 이들의 소감은 어떨까. 고층건물 유리창 청소업체에서 근무하는 한푸리는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간 지난 26일 냉장고를 이용한 뒤에 "사람들이 우리를 염려해줘서 너무 기쁘다.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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