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중저가폰 전쟁 본격화... 블랙베리·샤오미·화웨이 신제품 출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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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7-3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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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산폰 무덤' 한국시장 공략 나서... 삼성ㆍLG도 맞불, 중저가 전선 확대

[그래픽=김효곤 기자]


화웨이와 샤오미, TCL 등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저가폰 전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이들 3사는 ‘외산폰의 무덤’인 한국에서 상대적 우위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저가 신제품을 통해 국내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한편 해외에서도 양적 성장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중국 업체들, 가격·품질·디자인으로 승부수
지난 27일 알란르준 블랙베리 모바일 글로벌 대표는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블랙베리 키투(KEY2)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직접 찾아 자사 주력 스마트폰 신제품의 국내 시장 공략을 자신했다.

블랙베리는 한때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제패한 캐나다 기업이었으나, 삼성전자·애플에 밀려난 뒤 2016년 TCL에 인수됐다. 이후 새롭게 태어난 블랙베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키판’이라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통해 국내 마니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블랙베리 키투의 색상은 실버(64GB)와 블랙(128GB) 두 가지로, CJ헬로 2년 약정 기준 각각 34만9000원과 39만3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 16일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샤오미가 출고가 29만원대의 '홍미노트5'를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홍미노트5는 샤오미 스마트폰 중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되는 첫 스마트폰이다.

세계 1,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화웨이도 중저가 모델인 '노바 라이트2'를 이르면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화웨이는 노바 라이트2 구매 시 3개월 동안 LCD(액정표시장치) 무상 수리를 지원하는 등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는 성공할까··· 업계 ‘주목’
애플을 제외하고 해외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성공사례를 찾기 힘든 국내 시장에서 이들의 도전장이 이번에는 통할지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90만대를 출하해 65.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이 16.7%로 2위를 기록했고, LG전자가 12.2%로 3위였다. 화웨이 등이 남은 5.8%를 나눠 갖는 형국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기술의 적용을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할 만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상향평준화를 이룬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가격, 디자인 등에서 중국업체들의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LG도 중저가폰으로 ‘맞불’··· 상대 진영 노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공세에 대비해 일찌감치 중저가폰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방어하고, 동남아 등 상대 진영으로 전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양사는 최근 중저가 라인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8 스타’와 ‘갤럭시A6’, ‘갤럭시J6’ 등 10만∼60만원대 신제품 3종을 지난달과 이달에 잇따라 선보였다. 카메라 성능 등에서 특장점을 가진 제품들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도 지난달에 ‘X5(출고가 30만원대)’, ‘Q7(40만원대)’ 등 중저가 모델을 연이어 내놨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모바일결제 서비스 ‘LG페이’ 적용을 확대하며, 경쟁사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작년까지는 G시리즈·V시리즈 등 프리미엄폰에만 LG페이가 지원됐지만 올해는 중저가 제품인 X5 등에도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LG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곳으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다”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부진한 성적에도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블랙베리 키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알란르준 블랙베리 모바일 글로벌 대표(오른쪽)와 신재식 블랙베리 모바일 코리아 대표가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블랙베리 제공]


* 알란르준 블랙베리 모바일 글로벌 대표와의 미니 인터뷰.
-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은 획일적이지 않은, 무엇인가 다른 것에 대한 큰 열망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한국 시장은 가장 까다롭고 요구사항이 많은 곳으로,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
"최근 가성비가 높다는 장점과 차별화된 디자인 등으로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회사만 해도 인터넷포털 네이버의 블랙베리 카페 회원이 19만명이나 된다. 일일 방문객도 1만명이 넘는다."

-블랙베리 키투의 성공 가능성은.
"전작인 키원의 경우,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블랙베리 키원의 인기에 힘입어 키투의 물량을 배 이상 준비하게 됐다. 예약판매에서도 전작보다 블랙베리 키투가 20% 이상 많이 팔렸다.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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